중력의 영향으로 충돌한 두 은하가 형성한 ‘우주의 반지’를 허블우주망원경과 블랑코망원경이 선명하게 담아냈다.

유럽우주국(ESA)은 21일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에리다누스자리의 빛나는 충돌은하 ‘Arp-Madore 417-391’의 최신 이미지를 공개했다.

지구에서 약 6억7000만 광년 떨어진 ‘Arp-Madore 417-391’ 은하는 젊은 별들이 뿜어내는 푸른빛으로 채색된 링 구조와 두 개의 밝은 은하 중심핵이 인상적이다. 우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보석 두 개로 장식한 아름다운 반지로 통한다.

에리다누스자리의 충돌은하 Arp-Madore 417-391(오른쪽)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Arp-Madore 417-391’은 중력의 영향을 서로 주고받는 두 개의 은하, 즉 상호작용 은하가 충돌하면서 형성됐다. 서로 가까워진 은하가 충돌하면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는데, 조석력에 의해 모양이 크게 일그러지거나 나선 팔이 따로 떨어져 긴 꼬리처럼 뻗기도 한다.

ESA에 따르면 ‘Arp-Madore 417-391’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고성능 카메라(ACS)를 사용해 촬영한 이미지(가시광선 필터 1종류)와 칠레 세로 톨롤로 범미천문대에 자리한 블랑코망원경에 암흑에너지 카메라(DECam)를 장착해 얻은 이미지(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필터 총 3종류)를 합성했다.

적외선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상징하는 육각형 대형 주경(왼쪽). 오른쪽은 현재 유럽남천천문대(ESO)가 건립 중인 지상 최대 규모의 초거대망원경이다.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DECam은 세로 톨롤로 천문대가 우주의 암흑에너지를 집중 관측하기 위해 진행한 암흑에너지 서베이(Dark Energy Survey, DES)에 동원된 장비다. 실제 관측은 2013년부터 시작돼 2019년 끝났지만 이후에도 계속 운용되고 있다.

2048×4096 CCD(charge coupled device, 전하결합소자)를 무려 62개를 장착한 DECam은 약 520메가 픽셀, 그러니까 5억2000만 화소의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보름달 약 14개를 합친 3평방도 넓이를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다.

ESA는 “허블우주망원경과 DECam에 의한 ‘Arp-Madore 417-391’ 은하의 관측은 지상 망원경과 우주 관측 장비의 협업이 얼마나 유용한지 보여준다”며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현재 건립되는 주경 39.3m 급의 초대형망원경 등 최신 장비들의 결합은 미처 몰랐던 우주의 민낯을 더 많이 접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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