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이 달 원거리 역행궤도(Distant Retrograde Orbit, DRO)에 안착했다. 유인 우주선으로는 반세기 만에 ‘아폴로(Apollo)’가 세운 원거리 비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26일 NASA에 따르면 오리온 우주선은 발사 11일째인 이날 달의 DRO에 무사히 투입됐다. 오리온 우주선은 이 궤도를 타고 약 1주일간 달 주위를 반 바퀴 돌면서 예정된 과학 실험과 탐사 작업에 나선다.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핵심 장비인 오리온은 우주 비행사를 달 표면까지 데려갔다 지구로 귀환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단계인 ‘아르테미스I’ 미션에서는 무인으로 운용된다.

발사 11일째 달 원거리 역행궤도(DRO)에 진입한 오리온 우주선. 멀리 지구가 그림처럼 보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난 16일 NASA의 신형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탑재돼 발사된 오리온은 사출 직후 달로 향하는 궤도에 올랐다. 지난 21일에는 달 표면으로부터 불과 약 130㎞ 거리까지 접근했다.

오리온 우주선은 26일 오전 6시52분(한국시간) 약 1분28초간 엔진 분사를 진행해 최종 궤도를 수정한 뒤 DRO에 들어섰다. DRO는 달의 공전 방향에 역행하는 궤도로 안정성이 높고 추진제 소비가 덜해 관측이나 우주 실험에 유리하다.

DRO에 들어간 오리온 우주선은 26일 밤 23시25분 지구로부터 약 40만171㎞ 떨어진 지점을 통과했다. 이는 유인 비행용으로 설계된 우주선이 도달한 가장 먼 거리로 1970년 4월 아폴로 13호가 기록했다.

'아르테미스I' 미션의 오리온 우주선 궤도. 파란색은 지구, 흰색은 달, 빨간색은 오리온 우주선을 가리킨다. 오리온 우주선은 달의 공전 방향에 역행하는 DRO를 반바퀴 돌고 지구로 귀환한다. 달이 좌우로 왕복하는 것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주기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지구에서 본 달과 오리온 우주선의 궤도. 파란색은 지구, 흰색은 달, 빨간색은 오리온 우주선을 가리킨다. 달의 DRO를 반바퀴 돈 오리온 우주선은 궤도 수정을 통해 DRO를 이탈, 지구로 돌아온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아르테미스I’ 미션의 순조로운 진행 덕에 사람을 태운 우주선의 원거리 도달 기록이 52년 만에 새로 작성됐다”며 “오리온 우주선은 오는 29일 오전 6시48분 지구에서 가장 먼 약 43만2192㎞ 지점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우주선은 당초 DRO를 타고 4~6주간 비행할 예정이었다. NASA의 SLS 로켓 문제로 발사가 3개월여 늦어진 관계로 DRO 비행은 1주일로 줄었다. 지구 귀환 시기 역시 12월 2일로 조정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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