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4억 년 전 고대 화성에서 최소 두 차례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70년대 쏘아 올린 ‘바이킹 1 착륙선(The Viking 1 Lander)’이 내린 곳은 다름 아닌 쓰나미로 쌓인 광범위한 퇴적물이라는 게 조사 관계자들 설명이다.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SI)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NASA의 ‘바이킹 1 착륙선’이 안착한 곳은 고대 화성의 천체 충돌이 야기한 쓰나미 퇴적물 위라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바이킹 1 착륙선’은 화성 생명체 흔적을 확인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1975년 8월 20일 발사돼 이듬해 7월 20일 화성 북반구 크리세 평원(Chryse Planitia)에 착륙했다. 크리세 평원이 ‘바이킹 1 착륙선’이 내린 장소라는 사실은 어지간한 우주 마니아라면 아는 사실인데, 이곳이 고대 화성의 쓰나미가 만든 퇴적물이라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됐다.

바이킹 1 착륙선이 내린 크리세 평원과 일몰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PSI 관계자는 “‘바이킹 1 착륙선’의 착륙 지점은 대규모 홍수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남서쪽 마야 계곡(Maja Valles) 하류에 위치한다”며 “착륙 후 보내온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하천의 특징을 나타내는 지형 등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바이킹 1 착륙선’은 두께 수 m에 달하는 퇴적물 위에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 지점에 형성된 퇴적물은 어떤 천체가 화성에 충돌하면서 생긴 분출물 또는 용암 파편으로 생각됐으나 부근에 크레이터나 용암 파편 자국이 드물어 퇴적물의 기원은 수수께끼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NASA 화성 정찰 위성(MRO)이 촬영한 이미지와 시뮬레이션을 이용, ‘바이킹 1 착륙선’이 1976년 안착한 지점의 퇴적물이 지금으로부터 약 34억 년 전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에서 유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쓰나미는 당시 화성 북반구를 덮은 바다에 직경 3㎞의 소행성이 충돌해 생긴 것으로 추측했다.

1975년 NASA가 화성 생명체 탐사를 위해 발사한 바이킹 1 착륙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PSI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이 제시한 쓰나미 높이는 무려 250m”라며 “‘바이킹 1 착륙선’이 내린 곳에는 쓰나미가 옮긴 암석이 단단하게 퇴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소행성 충돌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직경 111㎞의 크레이터는 미국 SF 작가 프레더릭 폴의 이름을 따 ‘폴 크레이터’로 명명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약 34억 년 전 수백만 년 간격으로 화성에서 두 차례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2016년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폴 크레이터의 일부가 다른 쓰나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 이 크레이터를 형성한 천체 충돌은 1차 쓰나미의 원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크레이터 바닥에서는 수 만년에 걸쳐 열수 활동이 계속돼 에너지와 영양이 풍부한 환경이 유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파악했다.

PSI는 향후 화성 탐사를 통해 고대 화성에서 벌어진 천체 충돌과 초대형 쓰나미가 지형과 바다, 나아가 생명체에 미친 영향을 알아낼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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