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아바타: 물의 길'의 히트로 제임스 카메론(68)의 연출자로서 수완이 새삼 화제다. 2009년 개봉한 전작 '아바타'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극중 과학 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컸던 만큼 '아바타: 물의 길' 역시 관련 이슈를 양산할 전망이다.  

영화 속 과학에 관한 팬들의 논쟁은 제임스 카메론의 또 다른 역작 '타이타닉'도 마찬가지다.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의 침몰을 다룬 거대한 스케일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48), 케이트 윈슬렛(47)의 연기 호흡, 아름다운 음악이 조화로운 이 영화는 개봉 24년이 지나도록 잭 도슨의 생존설이 제기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잭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차가운 바다에 몸을 담근 채 연인 로즈(케이트 윈슬렛)를 살릴 구조선을 기다린다. 타이타닉에서 나온 잔해에 몸을 맡긴 로즈는 극적으로 구조되지만 차디찬 바닷물에 몸을 담근 잭은 결국 사망한다.

'타이타닉'의 잭 도슨(왼쪽)은 짧은 시간이지만 진심을 나눈 로즈를 살리기 위해 차가운 바닷물에 스스로 몸을 담근다. <사진=영화 '타이타닉' 스틸>

일부 '타이타닉' 팬들은 잭이 나무 잔해에 같이 올랐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나무판의 크기 상 어른이 둘 올라가기는 힘들며, 결국 잭이 희생한 것이라는 반박도 여전하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논쟁은 2016년 케이트 윈슬렛의 말 한마디로 재점화됐다. 인기 팟캐스트 '해피 새드 컨퓨즈드(Happy Sad Confused)'에 등장한 케이트 윈슬렛은 잭이 실제 사고에서 충분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영화에 등장한 타이타닉 호의 잔해가 그리 작지 않은 데다 구조적으로도 단단해 잭도 탈 수 있었다는 팬 주장에 동의했다. 잭의 생존 가능성에 관한 질문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수차례 받았다.

1912년 4월 14일 항해 중 북대서양의 거대한 빙산에 부딪힌 타이타닉호는 두동강이 나면서 침몰했다. 탑승자 2224명 중 15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영화 '타이타닉' 스틸>

전문가들은 잭이 영화 속 상황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본다. 타이타닉에서 떨어져 나온 부유물은 일종의 패들보드인데, 해양스포츠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어른 둘이 한 패들보트를 탈 때 불안함을 잘 안다. 즉 잭이 나무판에 몸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 잭과 로즈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의 여러 장면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 나무판에 로즈가 올라탄 장면은 말할 것도 없다. 잭을 죽음으로 몰아간 저체온증 역시 철저한 과학적 검증의 결과다.

감독은 의사와 법의학자 등을 찾아가 학문적 분석과 자문을 의뢰했다. 작은 뗏목을 만들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과 체격이 비슷한 스턴트맨 2명을 동원, 실험을 진행했다. 스턴트맨들은 온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얼음을 채운 물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궁리했는데, 결국 감독은 둘 다 살릴 방법이 없다는 확신이 든 뒤에야 이를 영화에 적용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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