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달이 인류의 생활상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AI가 인간 디자이너와 협업해 제작한 의상들이 패션쇼에 등장, 이목이 집중됐다.
19일 홍콩 M+뮤지엄에서 개최된 ‘Fashion X AI: 2022-2023 International Salon’은 디자이너 14명이 AI 소프트웨어 ‘AiDA’와 협력해 마련한 독특한 패션쇼다.
이 자리에는 AI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 ‘AiDA’를 활용한 의상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간과 AI의 협업을 상징하기 위해 모델들은 미래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면을 쓰고 런웨이를 걸었다.
이번 패션쇼에서 선을 보인 약 80개 의상은 모두 인간 디자이너와 ‘AiDA’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사람이 AI의 힘을 빌려 디자인한 옷이 일반에 공개된 패션쇼는 이번이 최초다.
‘AiDA’는 홍콩에 거점을 둔 ‘AiDLab’의 발상을 홍콩이공대학 연구팀이 구체화한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가까운 장래에 사람들의 옷이나 신발, 가방 등 패션 잡화가 모두 AI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래 의상은 디자이너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야 만들어지는데, AI를 여기 동원하면 아이디어가 쉽게 사라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게 ‘AiDLab’의 생각이다.
‘AiDLab’ 관계자는 “AI는 인간 디자이너를 지원해 아이디어를 1초 만에 실제로 구현해 준다”며 “지루한 작업 공정을 자동화한 많은 유사 툴과 마찬가지로 ‘AiDA’는 개별 디자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상을 단 몇 초 만에 수천 벌 조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iDA’는 인간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비전을 즉각 실현하는 일종의 보조자 역할을 한다”며 “디자이너는 스케치와 소재, 컬러 팔레트 등을 버추얼 보드에 업로드하고, 인공지능이 제안하는 작품을 손봐 개량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AiDLab’은 AI가 의상 디자인의 창조성을 보조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극대화할 수 있어 가까운 미래 사람들이 AI가 만든 패션 아이템을 일상적으로 찾게 된다고 낙관했다. 향후 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 디자이너와 파트너십을 맺고 ‘AiDA’를 활용한 의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