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유인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미션이 최근 성공하면서 반세기 전 우주인이 직접 사용한 우주식량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발사된 '아폴로 8호'에 적용된 성탄절 전용 우주식량은 우주개발의 향수를 전하는 동시에 발전된 현재 기술을 실감하게 한다.
기록 영상 전문 웹사이트 '디지털 커먼웰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1968년 12월 21일 미국 '새턴V' 3호 로켓에 탑재돼 발사된 '아폴로 8호'의 우주식량을 공개했다.
아폴로 8호는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폴로 계획'의 두 번째 유인 우주비행을 위해 제작됐다. 비행사 세 명을 태운 아폴로 8호는 지구 주회 궤도에 다다른 새턴V 3호 로켓에서 사출된 뒤 달로 향했고, 달 궤도를 돌다 안전하게 지구로 돌아왔다.
현재 우주개발 기술은 우주에서 채소를 재배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 다만 아폴로 8호가 발사된 54년 전에는 진공팩으로 개별 포장한 우주식량이 최신식이었다.
당시 NASA는 아폴로 8호 미션 시기가 크리스마스 시즌과 겹치자 특식에 해당하는 크리스마스 사양 우주식량을 적용했다. 개별 진공 팩이 한 끼 분량으로, 이를 열면 사각형 모양으로 구워 포장한 토스트와 소시지 패티, 콘플레이크, 복숭아, 껌, 포도 및 오렌지주스, 크랜베리애플소스가 들어있다. 물론 끼니에 따라 들어있는 음식 종류는 조금씩 달랐다.
현재 우주식량은 종류도 다양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피자 파티도 가능해졌다. 사진 속 우주식량은 지금에 비하면 초라하기만 한데, 당시만 해도 비행사들이 먹을 수 있는 초호화 사양이었다.
아폴로 8호 미션의 양상은 우주식량뿐만 아니라 다른 기술적 측면에서도 현재와 많이 달랐다. 당시 미국은 제대로 된 달 착륙선을 완성하지 못했고, 달 궤도에 우주선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아폴로 8호는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 궤도에 안착한 첫 우주선으로, 달 궤도를 열 바퀴 돈 뒤 1968년 12월 27일 하와이 서남쪽 1600km 앞바다에 착수해 귀환했다.
NASA는 이달 12일 '아르테미스I' 미션이 성공함에 따라 오리온 우주선에 비행사를 태우고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II' 미션에 착수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마지막 단계인 '아르테미스III' 미션에서는 우주인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이 달 표면에 착륙하게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