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자들이 개체 보호를 위해 사육 중이던 레드핸드피시(Red handfish)가 새끼를 낳았다. 손으로 바닥을 짚듯 지느러미로 해저를 훑는 레드핸드피시는 멸종 위기에 몰린 호주 고유종이다.
태즈메이니아대학교 해양남극연구소(IMAS) 연구팀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말 태어난 레드핸드피시 새끼들이 탈 없이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IMAS에 따르면 이번에 탄생한 새끼는 이곳 학자들이 개체 보존을 위해 사육하던 레드핸드피시 암컷이 낳았다. 인공부화한 새끼는 모두 21마리로 건강한 상태다. IMAS는 레드핸드피시를 보호하고 개체를 늘리는 프로젝트(Handfish Conservation Project)를 진행 중이다.
태즈메이니아 남동부가 원산인 이 물고기는 몸길이 약 1㎝이며 전체적으로 빨간색 또는 분홍색을 띤다. 지느러미를 손처럼 사용해 해저 바닥을 아장아장 짚고 다녀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IMAS 관계자는 “야생 성어가 불과 100마리 안팎인 레드핸드피시는 암벽이나 해초 사이에 서식하며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를 먹는다”며 “지속적인 환경 파괴와 오염 등의 영향으로 서식지는 태즈메이니아 남동부에 있는 50m 정도의 암초 두 군데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인공부화한 레드핸드피시는 야생종에 비해 크기가 4분의 1 정도로 한층 작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어종을 보호한 이래 두 시즌 연속 번식에 성공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IMAS는 향후 1년간 새끼들을 애지중지 키우고 원래 고향인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성어에 가까워진 레드핸드피시들을 태즈메이니아 남동부 해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방생해 야생 개체 수를 늘리는 게 IMAS의 최종 목표다.
세계 각국의 동물학자들은 레드핸드피시를 비롯해 다양한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호주야생동물보호협회(AWC)는 지난 11월 말 서부주머니고양이 재도입 프로젝트의 성과로 귀한 새끼들을 얻었다. 뉴질랜드 민간단체 아일랜드 송은 지난 8월 인공 번식한 고유종 곤충 웨타풍가 300마리를 자연에 돌려보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