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뽑아낸 인공음경을 이용한 발기 기능 회복 실험이 성공했다. 학계는 동물실험을 통해 낸 이번 성과가 머잖아 인간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 공동 연구팀은 남성의 발기 기능을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음경으로 회복한 동물실험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적잖은 남성이 고민하는 발기부전(ED)의 물리적 치료방법을 고민해 왔다. 고정밀 3D 프린터로 인공 음경 임플란트를 만든 연구팀은 외과적으로 생식기에 상처를 내 발기 장애를 가진 토끼와 돼지 수컷을 동원해 테스트에 나섰다.

중국 화남이공대학교 왕졘싱 연구원은 “임플란트는 겔과 토끼 및 돼지의 내피세포를 이용해 실제 음경의 해면체를 본뜬 것”이라며 “해면체는 스펀지 같은 조직으로 혈액이 흘러 들어가면 음경이 발기된다. 이를 모방한 임플란트는 혈액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갖춰 발기를 재현한다”고 설명했다.
겔과 함께 임플란트를 구성하는 내피세포는 혈관 안쪽을 도는 세포로 혈압이나 혈류 변화 등에 반응해 혈액을 확장·수축한다. 연구팀이 돼지와 토끼 내피세포를 겔과 결합했더니 놀랍게도 진짜 해면체처럼 기능했다.
실험 결과 어느 쪽에서도 발기부전 개선이 확인됐는데, 내피세포 임플란트가 더 효과적이어서 정상 개체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의 발기가 가능했다. 심지어 제대로 새끼를 만들 수도 있었다. 특히 돼지의 경우 수술 후 번식 성공률이 크게 향상돼 일부 개체는 수태율이 100%였다.

왕졘싱 연구원은 “발기에 문제가 있는 돼지 수컷들이 새끼를 만들 확률은 25%였지만 내피세포가 없는 임플란트도 암컷의 임신 확률이 75%까지 개선됐다”며 “내피세포가 들어간 임플란트는 거의 모든 암컷이 새끼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면체를 재현한 임플란트가 발기부전은 물론 인공 장기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장처럼 특히 혈관이 많은 조직의 인공 모델 개발이 가능해지면 장기 이식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학계는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n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