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코믹스 캐릭터 중 가장 광기가 강한 조커는 과연 정신병자일까 아닐까. 코믹스 팬들 사이의 이 오랜 논란거리를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분석해 눈길을 끈다.
미국 정신과 의사 에릭 벤더는 12일 GQ 유튜브 공식 채널에 게재된 영상 'Psychiatrist Breaks Down Batman's Psychotic Arkham Inmates'에서 DC코믹스 작품 '배트맨'의 빌런 조커의 정신 상태를 분석했다.
영상에서 에릭 벤더는 히스 레저가 2008년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연기한 조커는 사실 정신질환이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조커를 보면 가장 먼저 그가 아캄 어사일럼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리 봐도 히스 레저의 조커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 조건들을 가졌으므로 정신병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조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이면서 사이코패스 특유의 성질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됐다"고 덧붙였다.
에릭 벤더는 '다크 나이트' 조커가 엄연히 정신병이 없기 때문에 아캄 어사일럼에 수감되는 것은 시나리오 상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는 하비 덴트(투페이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이나 목적에 대해 분명히 설명한다"며 "이는 조커가 언제나 제정신이며 자기 행동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즉 조커는 정신질환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자신이 악당이라는 점도 충분히 이해하므로 그가 있을 곳은 치료감호소인 아캄 어사일럼이 아닌 블랙게이트 교도소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릭 벤더는 '배트맨'의 세계관이 허구이므로 아캄 어사일럼 또는 블랙게이트 교도소에 수감되는 기준이 현실과는 다른 점은 인정했다. 또한 토드 필립스(53) 감독이 호아킨 피닉스(49)를 주연으로 기용한 영화 '조커'(2019)의 경우 아서 플렉이 정신건강의 극심한 악화를 겪는 만큼 '다크 나이트'의 조커와는 분명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DC코믹스 캐릭터 중 가장 지독한 광기를 보여주는 조커는 배트맨 또는 저스티스 리그 일원 전체를 위협하는 빌런이다. 그가 정신적 질환을 가졌다는 설정이 애초에 코믹스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팬이 있는가 하면, 정신병이 틀림없다고 보는 DC 팬도 적잖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