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요리를 만들고 설거지를 주방에서 세균에 가장 심하게 오염된 곳은 어디일까.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서비스(FSIS)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조미료 통이 부엌에서 세균에 가장 많이 오염된다고 발표했다.

FSIS는 전문 연구기관 위탁을 통해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주방에서 세균 오염이 심한 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1위는 식재료를 만진 손으로 취급하는 조미료 통이었다. 2위는 채소와 육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썰고 다듬는 도마, 3위는 주방에서 나오는 다양한 쓰레기를 담는 휴지통이었다.

생고기 등 식재료를 만진 손으로 여러 시설에 손을 대는 주방은 세균의 상호 오염이 쉬운 공간이다. <사진=pixabay>

이번 조사에 대해 FSIS는 "주방은 집안에서 곰팡이나 세균 번식이 가장 쉬운 곳"이라며 "물을 기본적으로 쓰고 식재료를 취급하거나 젖은 도마나 식기가 널린 탓에 세균이 즐겨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SIS 위탁을 받은 미국 러트거스대학교 연구팀은 생칠면조 패티를 이용해 세균의 이동 경로를 살펴봤다. 피실험자 371명에게 패티를 나눠준 뒤 포장된 양상추 등과 함께 햄버거를 만들도록 했다. 조리할 때는 식재료는 물론 칼과 도마, 조미료, 냉장고, 오븐 등 주방의 모든 시설을 이용하게 했다.

그 결과 조리 기구나 조리대 등 식재료를 다루는 곳의 세균 양성률은 대체로 20% 이하였다. 다만 조미료 용기는 세균 양성률이 48%로 치솟아 주방의 다른 곳에 비해 세균이 많이 검출됐다.

주방에서 세균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상호오염에 취약한 조미료 통이었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생고기 같은 식재료를 준비하면서 주로 만지는 조미료 용기는 세균 오염에 가장 취약하다"며 "세균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이런 상호 오염은 주방에서 빈발하기 때문에 조리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고기나 생선 및 세균이 들러붙을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를 만진 뒤에 다른 주방 도구를 만지기 전 손을 씻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오염된 곳에 닿은 손의 세균이 다른 곳으로 상호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FSIS는 사람들이 세균의 상호 감염 위험을 알면서도 주방에서 일일이 식재료를 만지고 손을 씻기 어려운 점을 인정했다. 때문에 사람에게 안전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살균제 사용을 권장했다.

주방에서 생고기 등 날것 식재료를 만지고 일일이 손을 씻기 귀찮다면 간편하게 손세정제를 사용해도 된다. <사진=pixabay>

FSIS는 "만에 하나 걸릴지 모를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날것 식재료를 만지고 손을 씻는 게 맞다"며 "편의성을 고려할 때 식재료를 만질 때마다 손을 씻기 어렵다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익숙해진 손 세정제를 써도 좋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주방 등의 강력하고 안전한 살균을 위해 주목받는 것이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즉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무수한 박테리오파지를 서로 연결한 강력하고 안전한 살균 공법을 소개했다. 지름 약 20마이크로미터(㎛), 즉 0.02㎜의 구슬을 파지로 가득 채워 주방에 주로 생기는 대장균에 적용한 결과 강력한 살균 효과가 확인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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