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거북이로 여겨졌던 일본 구마모토현 박물관 소재 화석이 정밀 분석 결과 공룡 알로 확인됐다. 백악기 후기 공룡알 화석이 일본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로 따져도 전례가 드물다.
구마모토현 미후네마치 공룡박물관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약 1억50만~66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지층에서 20년 전 발굴된 화석이 공룡 알로 최근 파악됐다고 전했다.
미후네마치 공룡박물관이 7일부터 일반에도 공개할 이 화석은 모두 두 점이다. 하나는 길이 25㎜, 폭 15㎜, 두께 2㎜이며, 다른 하나는 길이 27㎜, 폭 10㎜, 두께 17㎜다. 두 화석 조각의 크기로 미뤄 공룡알의 지름은 약 5~7㎝의 야구공 정도로 추측된다.
이 화석들은 지난 2001년과 2003년 미후네마치 공룡박물관 고고학자들이 지역에 자리한 백악기 후기 지층을 조사하던 중 발굴됐다. 해당 지층에서는 공룡을 비롯한 고대 파충류 화석이 많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두 화석의 형태나 두께로 미뤄 주변에서 흔히 나오는 거북이 화석으로 판단했다. 장기간 같은 종류의 화석과 함께 보관되다 지난해 가을 단면 구조를 현미경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안쪽 층에 원추형 구조, 그 바깥쪽에 기둥 구조가 확인되면서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학자들은 두 화석이 중국 백악기 층에서 보고된 공룡알 화석과 닮았다고 결론 내렸다. 일본에서 백악기 층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후쿠오카,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현 등 규슈 지역에서는 다양한 공룡 화석이 발견돼 왔지만 지금까지 공룡알은 없었다"며 "화석이 발견된 미후네현 백악기 층은 지리적으로 바다와 가까운 육상에서 퇴적된 지층으로, 이번 발견은 공룡 번식지가 동아시아 연안 지역까지 미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기후, 후쿠이, 이시카와, 효고, 야마구치 등 5개 현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굴됐다. 이들 지층들은 모두 백악기 전기 지층이다. 박물관은 이번 발견이 백악기 후기 공룡의 진화와 생태 변화를 규명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