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생물이 햇빛도 들지 않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수수께끼가 해명됐다.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심해 미생물들의 생존 비결은 화학합성이었다. 

호주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심해 미생물들이 화학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살아간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이달 6일 국제 학술지 'Nature Microbiology'에 먼저 소개됐다.

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 사는 미생물들의 수수께끼를 조사하던 연구팀은 광합성 외에 다른 방법이 무엇일지 여러 가설을 세웠다. 바다에 사는 조류, 즉 해초나 식물성 플랑크톤 생물 대부분은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 에너지를 만들어 살아간다.

붉은해파리가 서식하는 심해는 햇빛이 들지 않을 만큼 깊다. 이런 곳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광합성 대신 수소로 화학합성을 해 에너지를 얻는다. <사진=pixabay>

광합성은 태양빛을 흡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유기분자 당을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생존 프로세스다. 이는 육지의 식물들도 가능한데,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 생물들은 광합성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심해에 햇빛은 없지만 수소가 많은 점에 주목했다. 빛이 닿지 않는 바다에 사는 심해 미생물은 풍부한 수소나 일산화탄소를 산화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점을 알아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열대에서 남극까지 광범위한 바다의 심해 미생물 총 8 문의 유전자 정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든 미생물에서 수소를 흡수하기 위한 유전자가 발견됐다. 

37억 년 전 지구에 첫 생명체가 탄생한 곳은 여전히 학자들이 풀지 못한 미스터리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는 우리가 조사한 모든 지역에서 미생물들의 먹이로 확인됐다"며 "우리가 관찰한 이런 심해 미생물 중에는 남극 대륙 빙붕 아래 살던 것도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지상에도 수소나 일산화탄소로 에너지를 만드는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심해 미생물이 같은 화학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 살아간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가 지구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장소에 대한 가설과도 연결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자들은 지구에서 처음 생명체가 발생한 곳이 어디인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37 첫 생명체가 심해의 열수 분출공에서 태양광 대신 수소를 에너지 삼아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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