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의 유명한 배우들이 잇달아 치매 투병을 고백해 충격을 준다. 지난해 말 영화 '토르' 시리즈로 유명한 크리스 헴스워스(40)가 조기 치매를 털어놨고, 얼마 전에는 '다이하드'로 시대를 풍미한 브루스 윌리스(68)마저 치매 사실을 고백했다.

치매는 멀쩡하게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증상은 치료가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치매는 과거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는 노년층의 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40대 전후의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조기 치매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뇌과학 권위자 스가와라 미치히토(53)는 22일 SNS를 통해 의사가 전해줄 수 있는 치매에 대한 상식들을 공개했다. 치매는 예방이 가능한지, 치매도 유전이 되는지 등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거나 헷갈리는 치매 상식은 생각보다 많다.

우선 치매의 유전 가능성이다. 고령의 부모가 치매에 걸린 경우, 40~50대 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을까? 스가와라 전문의는 세계적으로 치매가 유전됐다는 보고가 아주 드물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전했다. 부모가 치매일 경우 유전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증상 완화와 케어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배우 브루스 윌리스 <사진=브루스 윌리스 공식 페이스북>

치매는 아직 뚜렷한 예방법이 없지만, 얼마든 자가 진단은 가능하다고 스가와라 전문의는 강조했다. 치매는 심각해지기 전에 발견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자가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딱따구리나 간장공장 공장장 같은 발음하기 다소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읽어보는 것이다. 전보다 빠르게, 그리고 또박또박 발음하기 어렵다면 인지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

치아 상태나 턱 힘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씹는 힘이 전보다 약해지면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가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치아 역시 턱과 함께 씹는 기능에 깊이 관여한다. 때문에 이를 잘 닦고 어디가 상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여겨지는 50대 무렵은 치주 질환이 늘어나므로 치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

치매는 청력과도 관련이 있다. 전보다 귀가 어두워졌다면 주의해야 한다. 난청이 치매 진행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눈이 나빠지면 대부분 안경으로 교정지만 귀가 어두워지면 보청기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젊은 층도 많아 조심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웃고 대화하며 게임을 즐기면 치매를 멀리할 수 있다고 학자들은 강조한다. <사진=pixabay>

스가와라 전문의는 치매를 멀리하기 위해 잘 웃으라고 적극 권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대사 활동을 활발하게 해 몸을 스트레스로부터 지키지만 해마를 위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이 탓에 인지력이 떨어졌다고 여겨질수록,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웃어넘기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좋다.

동맥경화가 뇌경색의 뚜렷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뇌혈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적당히 운동을 해주며, 술과 담배는 끊거나 줄이라는 것이 치매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주변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도 치매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가급적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가족이나 친구와 외출하는 등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치매 예방에 좋다. 이런 교류가 뚝 떨어진 코로나19 사태에 인지력이 떨어졌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람들과 교류할 때는 장기나 바둑, 보드게임 등을 함께 즐기는 것이 특히 좋다. 뇌에 적당한 자극을 주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많이 웃게 되는 이런 건강한 게임은 아직 치료제가 없는 치매를 멀리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스가와라 전문의는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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