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성들의 생식기 길이가 과거에 비해 확연하게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30년 동안 무려 24% 남근 길이가 길어졌다는 연구 결과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15일 국제 학술지 '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에 낸 논문에서 세계 남성들의 주요 부위 길이가 29년 전에 비해 약 3㎝ 길어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정자의 감소와 남근 길이의 관계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21년까지 보고된 총 75편의 남성 생식기 관련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들 연구에 동원된 남성은 총 5만5761명이다.

남성의 생식기 길이가 길어지는 것은 정자 감소와 연관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그 결과 세계 남성의 생식기 길이는 지난 29년간 평균 12㎝에서 15㎝까지 길어졌다. 조사 관계자는 "이는 화학물질에 의한 영향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런 변화가 벌어지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남근이 확 길어진 것은 생식 기능상 뚜렷한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인은 아직 특정할 수 없지만 농약이나 위생용품에 포함되는 내분비 교란 물질이나 환경 호르몬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런 물질이 인체의 호르몬 작용을 교란해 남근이 길어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내분비 교란 물질은 음식이나 공기, 물 등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며 "사람은 호르몬 상태가 달라지면 체질도 바뀐다. 남근이 길어진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남성 생식기의 확장이 이상 징후라는 주장에는 적지 않은 학자가 동의한다. 남근이 이유 없이 길어진 경우 정자나 남성호르몬의 감소가 의심된다는 관련 연구도 이미 나와있다.

환경성 내분비 교란 물질은 지구 환경을 먼저 오염시키고, 여기 노출된 소나 돼지 등 가축의 고기를 먹는 사람의 몸에도 축적된다. <사진=pixabay>

한 연구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남성의 정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63~2018년 남성들의 체내 정자 수는 매년 평균 1.2%씩 줄었으나 2000~2018년 정자 감소율은 2.6%로 커졌다.

정자 감소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준다. 난자와 수정하려면 정액 1㎖당 4000만 마리의 정자가 필요하다. 앞선 연구에서는 정액 1㎖당 정자가 평균 1억400만 마리에서 4900만 마리까지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남성들은 자손을 남길 수 있을지 갈림길에 와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며 "설상가상으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활동이 점차 약해지는 만큼, 남근이 길어졌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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