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조종하는 비행기가 도그파이트에서 인간 조종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중국공기동력연구발전센터(CARDC)는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진행된 도그파이트에서 AI로 제어하는 자율형 비행기가 인간 조종사에게 압승을 거뒀다고 전했다.

CARDC에서 마련된 이번 도그파이트는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기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가 인간 조종사를 압도하는 바람에 단 90초 만에 시뮬레이션이 중단됐다.

전투기가 벌이는 근접전인 도그파이트는 상대 꽁무니를 잡는 것이 기본이다. 기체를 원격 조종한 파일럿들은 시뮬레이션 시작과 동시에 AI 비행기의 후미를 잡으려고 시도했다. 다만 AI는 이런 움직임을 예측하고 반대로 상대의 배후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CARDC에서 진행된 AI 비행기와 인간이 모는 비행기의 도그파이트. 프로펠러 동력기가 동원됐는데, 중국은 초음속 전투기에도 같은 AI를 얼마든 장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CARDC 공식 홈페이지>

AI 비행기가 순식간에 뒤에 바짝 붙자 파일럿들은 기체를 급강하해 피하려 했다. AI는 냉정하게 인간의 노림수에 빠지지 않고 상대가 상승하는 순간을 노리기 위해 고도와 거리, 속도를 유지했다. 이후 도그파이트 양상은 완전히 AI 쪽으로 기울어, 결국 시뮬레이션이 중단했다.

현지 AI 전문가들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첨단 전투기가 아닌 프로펠러 동력기로 진행돼 변수가 있지만 AI가 인간 조종사의 판단과 조종 실력을 압도한 것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중국 AI 전투기는 5년여 전부터 원거리 전투에서 인간을 이겨왔는데, 이번에 근접전에서도 우위를 보인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인체의 경우 전투기 기동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G를 감당할 수 없지만 AI는 제약이 없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봤다. 

록히드마틴과 칼스판 사가 공동 개발한 AI 시험기 비스타 X-62A. 구형 전투기 F-16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사진=록히드마틴 공식 홈페이지>

AI를 활용한 전투기 운용법은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상 센터가 구동하는 AI가 인간 베테랑 파일럿을 물리친 적이 있다. 미국 항공기 및 우주선 개발사 록히드마틴과 칼스판은 지난달 중순 AI가 조종하는 전투기 비스타(VISTA) X-62A의 17시간 연속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실제 기기를 이용한 만큼 미국보다 한발 앞선 AI 기술을 널리 알렸다고 호평했다. AI에 의한 지상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실용화 단계지만 이를 비행기로 구현하는 것은 더욱 난도가 높은데, 중국은 이미 그 장벽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CARDC는 향후 소형 프로펠러 동력기가 아닌 초음속 전투기에 AI를 탑재, 인간 파일럿과 도그파이트를 시도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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