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등 젊은 층이 질색하는 일명 '아재 개그'가 어린이 성장에 유익하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에서 사회심리를 연구하는 학자 마크 헤크누센은 20일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쳐 주목받았다.

아재 개그란 주로 중장년 남성이 실없이 건네는 농담을 뜻한다. 영어로는 'Dad joke', 일본어로는 '오야지 갸그(親父ギャグ)'라고 한다. 젊은 세대가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썰렁하고 재미없고 농담을 총칭하기도 한다. 

아재 개그를 도입한 일본 드라마 '형사 전문 변호사 99.9' <사진=TBS 드라마 '형사 전문 변호사 99.9' 스틸>

마크 헤크누센은 듣는 사람이 다 민망해지는 아재 개그일지라도 사회심리학적 가치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아재 개그가 어린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종류의 유머가 아이들이 부끄럽고 어색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돕는다는 이야기다.

그는 "아재 개그는 비록 재미없지만 그렇다고 자극적이지도, 해롭지도 않다"며 "아재 개그는 유머나 농담이 커뮤니케이션 및 인간관계에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는 좋은 지표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아재 개그는 아버지와 어린 자녀와 관계를 유지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아이들에게 아재 개그는 상대에 부담 없이 말을 걸고 소통하는 일종의 기술로 인식된다"고 덧붙였다.

아재 개그는 창피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얼마든 극복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마크 헤크누센은 대체로 촌스럽고 웃기지도 않은 아재 개그를 대부분의 대화 상대가 혐오하지만, 이런 종류의 농담은 어린아이로 하여금 어색하고 긴장되거나 창피한 상황을 극복할 힘을 길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를 상대로 얼굴을 붉힐 정도로 재미없는 아재 개그를 연발하면, 부끄러움에 대처하는 능력의 한계치가 늘어난다"며 "사실 이런 감정은 창피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우며,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체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이번 논문처럼 아재 개그에 대한 연구는 의외로 활발하다. 일본에서는 아저씨들이 아재 개그를 하는 이유가 뇌 전두엽의 노화 및 손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크게 주목받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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