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이 그림과 출판 등 예술·문화 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가운데, 유명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가 손 묘사에서 드러냈던 뚜렷한 약점을 극복해 눈길을 끈다.

'미드저니' 개발진이 선을 보인 최신 버전 '미드저니 V5'는 인간의 손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던 이전 버전과 달리 완벽에 가까운 손 묘사력을 자랑한다.

미드저니 V5는 기존 버전처럼 주제를 제시하면 AI가 학습한 정보를 토대로 그림을 그려낸다. 가령 '팔짱을 끼고 웃는 남성'을 제시하면 그에 맞는 그림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생성한다.

미드저니 V5가 묘사한 사람의 손들. 이전 버전(맨 처음 사진)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했다. <사진=Del Walker 트위터>

만능처럼 보이는 미드저니지만 기존 버전에서는 손이나 손가락 묘사가 엉망이었다. 손 그림은 사실 회화를 배우는 이들도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사람의 손은 전체적 비율은 물론 손금과 주름 등 디테일한 면을 정확하게 그려내기가 까다롭다.

이 때문인지 AI들도 지금까지는 인간의 손을 현실적으로 그려내지 못했다. '미드저니' 역시 악몽에 나올 법한 그로테스크한 손을 그려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미드저니뿐만 아니라,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등 다른 이미지 생성 AI들도 마찬가지였다.

미드저니 V5는 직전 버전보다 최소 2배 향상된 해상도와 더 넓은 종횡비를 지원한다. 덕분에 보다 다채롭고 섬세하며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손가락을 꽃다발처럼 무더기로 표시하는 등 오류가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사람 손을 그려내기에 이르렀다.

경찰에 체포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실제가 아니라 미드저니 V5가 그린 그림이다. <사진=미드저니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생성 AI는 최근 화제인 오픈AI의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챗(Bing Chat) 등 대화형 AI 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지난해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그림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가 주최한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 1등을 차지해 논란이 됐다.

이런 점에서 미드저니 V5의 진보를 신기해하고 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편한 골짜기' 이론이 떠올라 섬뜩하다는 의견도 있다. AI의 정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위조나 합성 등 범죄에 악용될 위험성이 커진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얼마 전 미드저니 V5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체포되는 가짜 이미지를 생성한 인물이 이 프로그램의 이용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