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잡아냈던 태양 질량의 10억배 초대질량 블랙홀 두 개가 2억년 뒤 합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와 일본 치바대학교 연구팀은 6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쌍둥이자리 방향으로 약 108억 광년 떨어진 이중 퀘이사 'J0749+2255'가 약 2억 년 뒤 수많은 주변 은하를 일그러뜨리며 거의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퀘이사란 최대 300억 광년 범위에서 포착되는 강력한 우주 광원이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발견되는 활동적인 초대질량 블랙홀로, 엄청난 밝기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그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정보가 많지 않다. 

2019년 허블이 포착한 블랙홀 J0749+2255의 상상도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이중 퀘이사 'J0749+2255'의 연구를 주도한 오구리 마사무네 치바대학교 천문학 교수는 "초대질량 블랙홀 두 개가 중력 상호작용을 하면서 주변의 은하들도 이 거대한 천문 이벤트에 휘말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하와 그 중심에 자리하는 블랙홀은 합체를 반복하며 성장한다"며 "이는 이중 퀘이사를 넘어 우주 전체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천문학 이슈"라고 설명했다.

'J0749+2255'는 2021년 허블우주망원경이 광시야 카메라로 처음 촬영했다. 이중 퀘이사의 존재를 희미하게 포착한 학자들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일러스트를 완성, 공개한 바 있다. 각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10억 배에 달하고, 두 블랙홀의 거리가 1억 광년으로 가까워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광시야 카메라로 직접 잡은 블랙홀 J0749+2255. 각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약 10억 배이며, 거리는 약 1억 광년이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오구리 교수는 "일반적으로 질량이 큰 블랙홀의 경우 주위의 가스와 먼지가 맹렬한 기세로 회전하면서 끌어당겨지기 때문에 매우 밝게 빛나 보인다"며 "다만 이런 블랙홀이 두 개 근접할 경우 관측 장비로는 식별하기 어렵다. 가능하더라도 지금까지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만 포착돼 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허블이 관측한 이중 퀘이사 'J0749+2255'가 우주가 탄생한지 약 30억 년 지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오구리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관측 활동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앞으로는 아주 멀리 떨어진 초근접 블랙홀을 속속 발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은하의 탄생과 진화, 나아가 우주의 성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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