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포를 이용하는 배양육이 해결할 과제 중 하나가 맛과 식감이다. 아무래도 진짜 고기가 아니라 세포를 배양하다 보니 육질이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다.  이런 점을 고려한 학자들이 진짜 고기의 풍미와 식감을 내줄 인공 지방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팀은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배양육의 가장 큰 단점인 떨어지는 식감과 풍미를 끌어올릴 인공 지방을 선보였다.

동물 세포를 활용하는 배양육은 최근 연구가 활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등 주목받고 있지만 진짜 고기의 맛이나 식감을 내지는 못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지방분의 부재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에서 지방을 배양하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다. 이 지방을 배양육에 섞을 수 있다면 보다 현실적인 고기 맛과 식감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세포 배양육이 진짜 고기 맛과 식감을 못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방질의 부재다. <사진=pixabay>

현재 배양육 기술은 매머드 고기를 재현할 만큼 발달했지만 아직 맛이나 식감은 스테이크보다는 치킨 너겟에 가깝다. 고기의 맛은 근섬유와 결합조직, 지방의 조화가 중요한데 이를 인공적으로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살아있는 동물은 혈관이 무수하게 분포해 조직 깊숙이 산소와 양분을 전달하므로 지방이 늘어도 문제가 없다"며 "지방이 인위적으로 늘어나면 배양육 내 세포는 쉽게 죽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기술로는 배양육 내부에 이런 혈관을 재현할 수 없다. 때문에 지방이 너무 늘어나면 안쪽 세포까지 영양이나 산소가 전달되지 않아 괴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지방을 배양육 내에서 생성하기보다 따로 만들어 붙여넣기로 했다. 실험쥐와 돼지로부터 채취한 지방세포들을 알긴산염과 트랜스글루타미나제를 섞어 만든 식용 접착제와 혼합, 인공 지방조직을 제작했다.

실험쥐와 돼지의 진짜 지방세포를 추출, 알긴산염과 트랜스글루타미나제로 구성된 식용 접착제로 붙인 배양 지방 <사진=터프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알긴산염과 트랜스글루타미나제 접착제로 붙인 지방세포는 일반 가축의 진짜 지방과 비슷한 내압성이 있다"며 "덕분에 지방 특유의 식감은 해결됐다"고 전했다.

이어 "노릇하게 구워낸 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은 하고 지방이 방출하는 육즙 내의 수백 가지 화합물에 의한 것"이라며 "인공 지방세포를 분자 수준으로 분석한 결과, 진짜 돼지에서 배양된 지방세포에 가까운 풍미가 났다"고 덧붙였다.

배양육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은 전부터 이어졌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2021년 실험쥐의 근육세포와 지방세포를 얇은 형태로 배양해 결합, 두께나 모양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마블링 조직을 만들어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하는 인공육은 도축이 필요 없고 가축을 기를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갖는 거부감도 차츰 사라지면서 인공육을 시장에 도입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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