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인공지능(AI)이 이제 망자를 되살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VR(가상현실)이나 딥페이크 등 첨단 기술과 AI가 만나면 죽은 이의 의식 정도는 무리 없이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전문가 플라틱 데사이 박사는 최근 SNS를 통해 죽은 사람의 의식을 컴퓨터로 부활하는 시스템이 2023년 말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박사는 뉴욕포스트 등 미국 유력지와 인터뷰에서도 이런 주장을 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인연이 있는 사람, 즉 유족이나 지인들은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고인을 추억했다. 다만 데사이 박사 말대로 망자의 의식이 컴퓨터에 나타난다면 죽은 이를 추억하는 방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심지어 죽음의 의미마저 변할 수 있다고 데사이 박사는 내다봤다.

그는 "충분한 문자 데이터에 새로운 음성 합성 모델과 동영상 모델을 결합하면 100% 확률로 우리는 육체를 떠난 후에도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플랫폼 전문가 플라틱 데사이 박사는 올해 안에 망자를 컴퓨터 안에 완벽하게 되살리는 기술이 만들어진다고 자신했다. <사진=플라틱 데사이 트위터>

박사가 고안한 시스템은 대략 이런 구조다. 컴퓨터 내에 망자의 동영상이나 음성 기록, 문서, 사진을 저장한다.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AI 시스템과 연동한다. 시스템은 데이터를 분석, 고인에 대해 가능한 많은 것을 학습하고 아바타를 만들어낸다. 이런 식으로 육체는 사라지더라도 한 사람의 의식은 영원히 컴퓨터 안에서 살아간다.

지금도 이런 디지털 환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고인의 아바타를 제작하는 솜니움 스페이스(Somnium Space) 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역시 가족이 죽고 나서 소중한 이를 추억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데사이 박사가 추구하는 것은 대화 상대가 기계라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사실감과 정교함이다.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67)의 얼굴 합성으로 다시 한번 기술력을 입증한 딥페이크 등과 결합하면 고인을 완벽하게 부활시킬 수 있다고 데사이 박사는 자신했다.

죽은 아이의 생전 데이터를 학습한 AI와 VR 기술을 결합, 유족과 만남을 실현한 '너를 만났다'<사진=MBC Life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VR휴먼다큐멘터리 - 너를 만났다' 캡처>

비슷한 시도는 국내에서도 있었다. 2020년 MBC는 AI와 가상현실(VR) 기술을 결합해 죽은 딸이나 아내와 재회하는 유족들의 이야기 '너를 만났다' 시리즈를 선보였다. 최근 tvN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MBC '전원일기'로 사랑받은 배우 고 박윤배가 AI 기술로 부활해 정든 동료들과 대화했다.

AI의 급속한 발달과 다른 기술과 접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해외 비영리단체 '생명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AI가 지금 방향으로 개발될 경우 사회와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휴머노이드 '테슬라 봇' 개발에 뛰어든 일론 머스크(52)와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67)도 서명했다.

연구소는 최근의 AI 플랫폼 개발이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이뤄진다고 우려했다. 국가나 이해단체의 영향이 없는 독립된 전문가에 의해 충분히 검증될 때까지 업계 전체의 AI 연구를 최소 6개월간 일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영화 '터미네이터'는 사람이 만든 AI와 기계가 인류를 말살하려 드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사진=영화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스틸>

연구소 관계자는 "AI 기술이 적절한 감시 하에 놓이지 않을 경우 고도의 AI가 야기할지 모를 위험들은 관련 기술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가짜 뉴스의 확산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계에 의한 인간 문명의 제어나 상실 등 '터미네이터'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에 찬동하는 쪽에서는 오픈 AI 사의 챗GPT 등 다양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야기하는 부작용이 이미 여기저기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기술이 발달할 때 약간의 잡음은 불가피하며, AI는 얼마든 인간이 통제 가능하다는 반박도 있다.

데사이 박사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불편한 골짜기'는 일부 미래 학자의 부정적 견해가 부풀려진 것에 불과하다"며 "'터미네이터' 같은 미디어는 인간이 AI를 제어하지 못하는 디스토피아에 집중한 것일 뿐,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을 기술적 안전장치는 얼마든 있다"고 주장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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