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에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이동이 부쩍 많은 계절이다. 다만 차나 기차, 심지어 비행기를 타면 속이 거북하고 머리가 빙빙 돈다는 사람이 적잖다. 멀미는 세계인의 1/3이 겪을 만큼 흔하지만 아직 그 원인이 100%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멀미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평형감각이 흐트러지면서 야기되는 병증으로 추측된다. 의학적으로 가속도병 또는 동요병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평형감각은 내이에 자리하는 전정과 삼반규관을 통해 조정된다. 자동차 등 탈것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진동이나 상하좌우의 다양한 움직임 등 자극은 모두 내이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탈 것에만 오르면 멀미를 하는 사람은 세계인의 약 1/3으로 추산된다. <사진=TE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멀미의 신비- 로즈 이벨스' 캡처>

평소와 달리 익숙하지 않은 정보들을 받은 뇌는 이를 경험에 비춰 처리하는데, 사람에 따라 자율신경이 흐트러져 결과적으로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식은땀 같은 멀미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의학계는 어릴 때 경험한 멀미가 어른이 돼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주된 원인이 체질이라고 본다. 천식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등 호흡기 질환이나 자율신경 실조증,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우울증, 신경증 등 정신적 질환을 앓는 사람은 멀미에 비교적 취약하다. (아래 영상은 한국어 자막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멀미는 대개 10세 전후 초중학생 이후부터 중년까지 폭넓은 나이대에서 나타나며, 3~4세 미만의 영유아나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멀미에 강하다.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서 멀미가 많이 나타난다. 분명한 것은, 과거 멀미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탈것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긋지긋한 멀미를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멀미하기 쉬운 체질이라고 판단되면 몸을 비교적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뇌와 신체가 탈것에 적응하도록 한다. 멀미는 공복일 때 찾아오기 쉬우므로 차를 타기 전에는 오히려 적당히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 멀미도 의외로 많다. <사진=pixabay>

사람은 시각적 정보와 실제 몸의 움직임이 다르면 자율신경이나 평형감각이 자극돼 멀미가 오기 쉽다. 즉 차량이나 놀이 기구를 탈 때는 진행 방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선은 움직이는 방향과 같이 둔다. KTX 열차처럼 좌석이 역방향인 경우, 멀미가 심하다면 가급적 앉지 않는다.

차량에서 책이나 스마트폰은 되도록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 차량의 이동 방향과 무관하게 한 곳에 오래 고정되면, 처음에는 괜찮다가도 점점 멀미 증상이 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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