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남성도 변기에 앉아 소변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면서 실천율이 점점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 의식이 투철한 유럽은 독일을 시작으로 많은 국가의 남성이 앉아서 오줌을 누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는 지난달 말 공식 채널을 통해 유럽 8개국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싱가포르, 호주 등 13개국 남성들의 소변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3월 28일~4월 20일로 약 1개월이다. 설문 참가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유고브에 따르면, 남자들이 앉아서 소변을 보는 국가 1위는 독일이다. 독일 남성 참가자 중 40%가 반드시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며, 22%도 대체로 '앉아쏴'를 선택했다. 매번 서서 오줌을 눈다는 응답자는 10%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배뇨 장애가 있는 남성일수록 '앉아쏴'를 하라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사진=pixabay>

2위는 스웨덴으로, 남성들의 22%는 반드시, 28%는 대체로 앉아서 소변을 봤다. 3위는 덴마크, 4위는 캐나다, 5위는 호주, 6위는 스페인, 7위는 이탈리아, 8위는 프랑스로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멕시코와 폴란드, 영국은 서서 오줌을 누는 남성이 많은 국가 1~3위를 기록했다. 멕시코에서 앉아서 소변을 본다는 남성은 6%에 불과했다. 폴란드와 영국도 각각 10%와 9%로 적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부터 남성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는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이런 사람을 이르는 '지츠핑클러(Sitzpinkler)'라는 용어도 있고, 심지어 동명 노래도 인기를 끌었다. 독일의 부모와 교사들은 남자가 서서 소변을 보면 오줌물이 사방으로 튀어 비위생적이며 질병 감염 위험도 크다고 교육한다.

유럽 및 미국 등 13개 나라 남성의 소변보는 방법을 조사한 설문 조사 그래프 <사진=유고브 공식 홈페이지>

특히 독일에서는 2004년 'WC-Geist(화장실 귀신)'라는 장치도 등장했다. 변기에 장착하는 일종의 센서로. '서서 쏴'를 위해 변기 커버를 올리면 '앉아서 볼일 보세요'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취향에 따라 헬무트 콜이나 앙겔라 메르켈(68) 등 역대 독일 총리의 목소리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학자들이 보는 '지츠핑클러'의 이점은 위생 외에도 다양하다.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연구팀은 2014년 발표한 논문에서 앉아서 볼일을 보면 배뇨가 쉽고 시간이 단축되며 잔뇨감도 사라진다고 밝혔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 등 배뇨 장애가 있는 남성은 앉아서 일을 봐야 더 많은 소변을 배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부터 남성도 앉아서 소변을 보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pixabay>

독일이 국가 차원에서 '지츠핑클러'를 장려했다지만, 거부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2015년 오줌 싸는 방법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도 벌어졌다. 뒤셀도르프 재판소는 보증금 환불을 요구하는 세입자와 이를 거부하는 집주인 사이의 소송을 다뤘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계속 서서 소변을 봐 화장실 대리석이 손상됐다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당시 재판부는 남성의 '서서 쏴'에 대한 독일 사회의 규제가 진행되고 있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선 채로 소변을 보는 것이 남성들의 몸에 익은 일반적인 습관이라며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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