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이 신종으로 확인됐다. 학자들은 공룡 생태계가 한차례 급변한 시기, 동료들의 최후를 지켜본 종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신종 공룡 '이아니 스미티(Iani Smithi)'의 화석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이 개체는 급격한 환경 변화로 많은 공룡이 사라진 백악기 중기 마지막까지 생존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아니 스미티의 화석은 미국 유타 주 동부에 자리한 시더마운틴 지층에서 발굴됐다. 이 지층은 중생대 백악기 전기에서 후기까지 조성된 중요한 퇴적층이다.

조사 관계자는 "이아니 스미티는 약 9900만 년 전 백악기 중기에 현재 미국 유타 주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았던 공룡으로 보인다"며 "전신이 거의 온전하게 발굴된 이아니 스미티는 강인한 턱과 단단한 식물을 뜯는 치아를 가진 조각류"라고 설명했다.

화석 복원을 통해 상상한 이아니 스미티 <사진=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Jorge Gonzalez>

연구팀은 이아니 스미티가 번성한 공룡 무리를 덮친 백악기 중기의 치명적 환경 변화를 마지막에 겪은 것으로 봤다. 이 공룡의 이름은 이 점을 적극 반영했다. 이아니 스미티의 '이아니'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의 신 야누스에서 땄다. 야누스는 변화와 변천을 상징한다.

조사 관계자는 "백악기 중기에는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늘면서 온난화가 진행됐다"며 "그 바람에 해수면이 상승해 공룡들이 살 땅은 점점 좁아져 갔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북극권이나 남극권 같은 극지방은 열대우림이 자랄 정도로 따뜻해졌다"며 "이런 환경의 변화는 공룡의 생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아니 스미티는 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기 중기에는 공룡 일부 종의 개체가 기후 변화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사진=pixabay>

백악기 중기는 공룡 개체 수의 변화가 심했다. 특히 북아메리카에서는 거대한 초식 용각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를 포식하던 알로사우루스 등 육식공룡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동시에 아시아에서 새로운 개체가 급부상했다. 대표적인 것이 오리너구리 공룡으로 알려진 초기 하드로사우루스와 티라노사우루스, 오비랍토르다.

조사 관계자는 "이아니 스미티의 골격 분석에서 조각류 계통인 초기 라브로돈의 특징도 확인됐다"며 "정말 이아니 스미티가 라브도돈의 동료라면, 공룡 세계의 주역에서 막 밀려나는 그룹 최후의 혈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아니 스미티의 추가 분석을 통해 백악기 중기 공룡 세계에 벌어진 현상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6500만 년 전으로 추측되는 공룡 멸종에 관한 미스터리도 일부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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