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을 반사해 달에 전력을 공급하는 신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아직 연구 단계지만 태양빛이 들지 않은 영구 음영까지 전력을 보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우주개발 업체 맥서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언젠가 활성화될 달 개발에 맞춰 현지에 전력을 공급할 '라이트 벤더(Light Bender)'를 공개했다.
'라이트 벤더'의 핵심은 태양광이다. 이미 지구에서 가동되는 태양광 발전을 응용하면 달에서도 충분히 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심지어 이들의 목표는 달 영구 음영 지역에서의 발전이다.
발전의 개요는 이렇다. 우선 로켓을 통해 '라이트 벤더'를 설치할 로봇을 달 영구 음영으로 보낸다. 로봇은 태양광 발전의 거점이 될 곳에 거대한 기둥을 설치한다.
높이 20m의 기둥이 세워지면 밑부분에 장착된 직경 10m의 거대한 반사경이 태양광을 받아들인다. 이는 기둥 상부의 또 다른 직경 10m 반사경을 통해 다른 기둥으로 멀리 이동한다. 이런 방법으로 애초에 태양광이 닿지 않는 곳까지 전력을 공급한다.
맥서 테크놀로지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라이트 벤더' 개념을 고안했고,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NASA는 2021년 중앙부의 태양광 집적 안테나가 탐사차와 월면 기지 등 다양한 장비와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소개했는데, 이 역시 맥서 테크놀로지와 연구한 '라이트 벤더' 중 하나다.
사실 맥서 테크놀로지는 NASA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화성 탐사차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퍼서비어런스'의 로봇팔을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라이트 벤더'는 NASA의 달과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수"라며 "천체 탐사나 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력을 얻는 이 기술은 2025년 시연을 위해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맥서 테크놀로지와 NASA는 규모가 큰 '라이트 벤더' 장비를 어떻게 달로 보낼지 고민하고 있다. 양측은 설비 건설을 위한 로봇을 비롯한 최소한의 장비를 달로 직접 보내고, 나머지 재료는 가급적 현지 자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