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세포를 내장한 컴퓨터 칩 '디쉬브레인(DishBrain)'의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호주 정부가 지원을 선언했다.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속 전뇌화 실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호주 모내시대학교는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바이오컴퓨터 칩 '디쉬브레인' 시스템이 호주 정부의 단계적 자금 지원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2020년 첫 선을 보인 '디쉬브레인'은 사람의 뇌세포를 내장한 바이오컴퓨터 칩이다. '디쉬브레인'은 인간 뇌세포 약 80만 개가 내장된 극소 전극 어레이를 통해 전기 자극을 받아들인다. 각 자극에 맞게 뇌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보상 학습 등을 통해 동기 부여까지 가능하다.
'디쉬브레인'은 2021년 공식 테스트에서 전기 신호를 받아들여 아타리 게임 '퐁'을 플레이했다. 개발자들은 극소 전극 어레이를 통해 '퐁'의 게임 방법을 주입하는 동시에 승부욕을 자극해 5분 만에 아타리의 '퐁'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디쉬브레인'의 가능성에 주목한 호주 정부는 국방 전략에 활용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한다. 우선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에 60만 호주달러(약 5억20000만원)를 제공하고 고도화 전략 수립을 요구했다.
모내시대학교는 '디쉬브레인'을 공동 제작한 호주 코티컬랩스 사와 칩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내장된 인간 뇌세포를 더욱 늘리는 것을 포함,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디쉬브레인' 개발을 주도한 모내시대학교 아딜 라지 교수는 "바이오컴퓨터 기술은 호주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정보 보안연구 프로그램(NISDRG)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을 융합한 바이오컴퓨터 칩은 머지않아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기존 칩셋의 성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디쉬브레인' 같은 칩은 평생 학습을 이어가는 새로운 타입의 기계 지능을 상징한다"며 "이를 탑재한 기계는 상황 변화를 제대로 학습하고 이전과 다른 현상에도 능숙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컴퓨터는 영화 '공각기동대' 속의 전뇌화와도 연결되는 미래 기술이다. 모내시대학교와 코티컬랩스는 호주 정부의 요청과 별도로 '디쉬브레인'을 자율주행이나 드론, 로봇에 도입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