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켓 잔해가 최근 호주 밤하늘을 가르면서 우주 쓰레기 논란이 한창이다. 로켓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사되는 상화에서 더 이상 우주 쓰레기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호주우주국(ASA)은 최근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를 중심으로 관측된 러시아 로켓 '소유즈'의 잔해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규제할 국제기구가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11일 논평했다.

러시아는 7일 오후 10시20분(한국시간) 위성측위시스템 '글로나스(GLONASS)'를 구축하기 위한 새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렸다.

당시 위성을 탑재한 '소유즈' 2호 로켓은 러시아 북서부 프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위성을 탑재한 3단 추진체의 잔해가 지구 대기권으로 재돌입하면서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 남동쪽 해상에 떨어졌다.

7일 호주 남부에 낙하한 소유즈 2호 로켓의 3단 추진체 잔해 <사진=7NEWS Australia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Russian rocket linked to a fireball and sonic boom that shook homes across Melbourne' 캡처>

당시 잔해는 유성으로 착각할 만큼 엄청난 빛을 냈다. 눈부신 화구가 상공에서 낙하하는 광경을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일부는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ASA는 8일 성명을 내고 사람들이 목격한 화구는 유성이 아니라 러시아가 쏘아 올린 로켓의 잔해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ASA는 지난달 호주 서부 퍼스 인근 해안에서 소형차만 한 로켓 부품이 떠밀려온 것을 확인, 현재 정체를 분석 중이다.

ASA 관계자는 "멜버른 모나쉬시대학교와 공동 분석한 결과, 7일 떨어진 화구는 초속 수 ㎞ 속도로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며 "이런 우주 쓰레기의 대기권 진입 속도는 초속 10㎞에서 수백㎞를 내는 유성에 비해서는 매우 느리다"고 전했다.

러시아 로켓 소유즈 2호. 페이로드를 탑재하는 맨 앞쪽 3단 추진체 잔해가 7일 호주 남부 상공에서 포착됐다. <사진=로스코스모스(ROSCOSMOS) 공식 홈페이지>

이어 "밤하늘의 화구가 유성인지 로켓 부품인지 분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주 쓰레기의 대기권 재진입이 점차 잦아진다는 사실"이라며 "우주 개발 주체들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우주 개발은 최근 민간 업체가 가세하며 열기가 뜨겁다. 수많은 장비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데, 일부 부품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유성보다 많이 관측될 정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인도의 로켓 부품 낙하 빈도가 높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 역시 같은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모내시대학교 관계자는 "인류는 지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온난화 같은 수많은 과오를 저질렀다"며 "우주 공간과 지구에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할 우주 쓰레기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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