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2월 23일 대마젤란은하에서 폭발한 초신성 잔해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과거 찍은 사진과는 확연히 다른 해상도에 관심이 쏠렸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운용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최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초신성 '1987A'의 잔해 사진을 공개했다.
'1987A'는 황새치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16만8000광년 떨어진 대마젤란은하에 자리한다. 지구와 비교적 가깝다 보니 1604년 관측된 초신성 이후 폭발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두 번째 초신성으로 기록됐다.
이 초신성의 잔해가 아름다운 고리 3개로 이뤄진다는 사실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에 의해 이미 밝혀졌다. 일본 중성미자 검출기에 의한 초신성 중성미자 검출도 이뤄졌다. 이번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찍은 '1987A'는 허블의 이미지보다 훨씬 크고 그 구조도 명확하다.
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 1일과 2일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 파장으로 천체를 관측하기 때문에 파장별 필터에 따라 색상이 임의로 착색됐다.
STScI 관계자는 "화면에 찍힌 것은 폭발 35년이 지난 '1987A'의 잔해로 가운데 밝은 링과 그 위아래 두 개의 옅은 링이 모래시계처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운데 링은 폭발한 별에서 초신성 폭발 수만 년 전에 방출된 것으로 보이는 물질로 구성된다"며 "폭발의 충격파가 도달하면서 생긴 여러 개의 핫스팟이 사진 속에서 밝게 빛난다"고 덧붙였다.
중앙의 링 안쪽에는 열쇠 구멍처럼 생긴 구조가 존재한다. 그 중심에는 폭발 시 방출된 막대한 양의 가스와 먼지가 뭉쳐 있다. 적외선은 우주 먼지를 뚫고 그 건너편을 확인하게 해주지만 덩어리 형태로 모인 먼지의 밀도가 워낙 높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마저 제대로 뚫지 못한 것이 인상적이다.
STScI 관계자는 "허블우주망원경과 달리 이번 관측에서는 열쇠 구멍을 둘러싸는 초승달 모양의 구조가 새롭게 포착됐다"며 "이는 초신성 폭발 시 방출된 가스가 만든 층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987A'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수수께끼가 많다"며 "허블우주망원경이나 X선 관측 위성 '찬드라',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다양한 관측 장비에 의한 다각적 관측을 통해 그 비밀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