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12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표시하는 물질이 발견됐다.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조사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등이 포함된 국제 연구팀은 14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사자자리 방향으로 약 120광년 거리에 있는 거대한 외계행성 'K2-18b'의 대기에서 황화디메틸(DMS)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독한 냄새를 뿜는 DMS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부산물이다. 연구팀은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K2-18b'의 대기에서 DMS의 지표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가 검증에 나섰다.

적색왜성 K2-18과 그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 K2-18b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한 덕에 'K2-18b'의 정밀 분석이 가능했다"며 "'K2-18b'의 대기에 DMS가 유의미한 농도로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구 질량의 약 8.6배나 되는 'K2-18b'의 대기 조성을 주성 'K2-18'의 빛을 이용해 분석했다. 'K2-18b'는 적색왜성 'K2-18'의 주변을 도는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해비터블 존(골디락스 존) 내에 위치하는 암석 행성인 데다 2019년 허블우주망원경이 대기의 수증기 흔적을 포착해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조사 관계자는 "제임스웹의 근적외선 촬영·슬릿리스 분광기 'NIRISS' 및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통해 'K2-18'의 빛이 'K2-18b'의 대기를 통과하는 스펙트럼을 분석했다"며 "그 결과 DMS는 물론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 탄소를 포함한 분자의 존재까지 드러났다"고 말했다.

황금빛 주경이 인상적인제임스웹우주망원경. 적외선 관측에 최적화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대기 중에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풍부하고 암모니아가 부족한 점은 수소가 풍부한 대기 아래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K2-18b'가 천문학계가 기다린 하이시언(hycean) 행성(대기에 수소가 있고 표면에 물이 풍부한 생명체 거주 행성)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K2-18b'는 질량이 지구보다 커 표면 중력이 강하며, 활발한 주성의 활동으로 표면에 고에너지 방사선이 쏟아지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행성 내부는 해왕성과 마찬가지로 고압의 얼음으로 된 두꺼운 맨틀이 자리하고 바다는 펄펄 끓어 여러모로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연구팀은 외계행성 'K2-18b'의 미스터리에 보다 접근하기 위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장착된 중간 적외선 장치(MIRI)를 이용한 추가 관측을 예정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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