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파란 타란툴라 신종이 태국에서 발견됐다. '일렉트릭 블루'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기존 킬로브라키스 속 타란툴라보다 선명하고 밝은 청보라색이 특징이다.
태국 콘깬대학교(KKU) 연구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태국 남부에서 발견된 신종 타란툴라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Chilobrachys natanicharum)을 소개했다.
몸길이 약 8㎝의 이 타란툴라는 청보라색 불꽃이 온몸이 뒤덮은 듯 신비한 색깔을 가졌다. 타란툴라는 전 세계에 약 900종이 서식하는데, 푸른색을 띠는 것은 킬로브라키스 속 등 약 4%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태국 팡가 지역의 울창한 맹그로브 숲에서 이 거미를 발견했다. 나무 구덩이에 서식하는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은 팡가 지역 고지대의 상록수림에도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같은 종의 거미가 맹그로브 숲은 물론 고지대 상록수림에도 서식하는 것은 놀랍다"며 "이 거미는 색깔이 독특한 것은 물론 놀라운 적응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원래 동물은 적색이나 노란색 등 일부 색소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 이것이 발현돼 몸의 색이 결정된다"며 "파란색은 동물이 갖기 힘든 색으로, 세포 내 나노구조가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청보라 또는 무지갯빛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의 DNA와 신체적 특징을 유사종 타란툴라들과 비교한 결과 독특한 색깔을 포함한 중요한 차이 몇 가지를 특정했다.

조사 관계자는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의 조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파란색을 가지고 있었거나 파란색 나노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타란툴라의 녹색과 파란색은 여러 차례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결과물이다. 이런 희귀한 색깔들은 타란툴라가 서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야생동물들은 포식자 등 천적을 쫓거나 몸을 숨기기 위해, 또는 짝짓기 상대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선명한 몸 색깔을 진화시켜 왔다. 몸집이 큰 거미는 짝짓기 시즌 아주 활발하게 구애를 한다는 점에서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의 튀는 몸 색깔은 짝짓기와 관련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콘깬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및 버지니아공과대학교 등과 연계해 킬로브라키스 나타니차룸을 보다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