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브 사막 일부 지역에 펼쳐진 '페어리 서클(fairy circles)'은 전 세계 각지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알리칸테대학교 연구팀은 2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페어리 서클'은 세계 각지에 방대하게 널려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위성 사진을 이용한 광범위한 조사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페어리 서클'은 초원 군데군데가 대머리처럼 뽑혀 나간 특이한 지형이다. 아프리카 나미비아 서쪽 나미브 사막 풀밭이 대표적이다. 해안에서 80~140㎞ 떨어진 풀밭은 하나같이 물방울처럼 일부분이 벗겨져 나갔는데, 그 원인은 식물이라는 조사 결과가 지난해 10월 나와 주목받았다. 2017년에는 호주 아웃백에서도 '페어리 서클'이 확인됐다.

나미브 사막에 펼쳐진 페어리 서클. 이곳의 원인은 식물 자기 조직화라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10월 나왔다. <사진=괴팅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극히 일부 지역에 존재하는 줄로만 여겨졌던 '페어리 서클'의 분포를 AI를 이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페어리 서클'은 나미비아나 호주 아웃백에서만 발견됐을 뿐, 미처 사람이 파악하지 못한 3대륙 15개국 263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관계자는 "AI에 나미브 사막 및 호주 아웃백의 '페어리 서클'을 다각적으로 학습하게 한 뒤 수개월에 걸쳐 전 세계를 정밀 조사했다"며 "뜻밖에도 '페어리 서클'은 상당히 넓은 범위에 널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나미브 사막 및 호주 아웃백의 페어리 서클을 학습한 AI는 구글 어스를 통한 전 세계 지형 탐사에서 비슷한 지형이 263곳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구글 어스>

연구팀에 따르면, '페어리 서클'이 발생한 지역에는 사하라 사막 서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사바나 경계에 자리하는 사헬이 포함됐다. 마다가스카르 섬과 서아시아 및 호주 중앙부, 아프리카의 뿔로 부르는 아프리카 북동부에도 '페어리 서클'이 산재한다.

조사 관계자는 "'페어리 서클'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흰개미가 원인이라는 흰개미설과 식물이 스스로 원형으로 자란다는 식물 자기 조직화설이 있는데, 향후 현장 조사가 이뤄지면 '페어리 서클'의 수수께끼가 밝혀질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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