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빠는 습성으로 유명한 칠성장어의 1억6000만 년 전 화석이 발견됐다. 학계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이 화석이 칠성장어의 육식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자연사박물관(CMN)은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 랴오닝 성에서 발견된 고대 칠성장어 화석 2점을 공개했다. 화석의 연대는 약 1억6000만 년 전으로, 지명을 따 얀리아오미존 옥사이저(Yanliaomyzon occisor)로 명명됐다.

CMN은 이 화석이 다른 생물의 피를 빨아먹는 칠성장어의 독특한 진화사를 이해할 중요한 단서라고 기대했다. 화석을 바탕으로 복원한 얀리아오미존 옥사이저는 현생종과 비슷한 빨판 구조를 가졌지만 덩치는 훨씬 크다. 

학자들은 이 화석이 고대 칠성장어가 흡혈은 물론 육식까지 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얀리아오미존 옥사이저는 턱이 없고 이빨이 빽빽이 늘어선 빨판 형태의 입은 물론 먹잇감의 살을 도려내기 알맞은 특수 구조물도 갖췄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견된 고대 칠성장어 얀리아오미존 옥사이저의 복원도 <사진=HEMING ZHANG>

CMN 관계자는 "몸집이 작은 칠성장어가 과거에는 거대한 포식자였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발견"이라며 "공룡이 살던 시대의 칠성장어 화석 중 입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 이렇게 잘 보존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화석이 묻힌 곳은 예전에 호수였다. 칠성장어들은 모두 신종으로 입과 이빨의 상태가 특히 좋아 이 생물의 사냥법이나 생태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생물학자들은 칠성장어가 대략 3억6000만 년 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은 대부분 보존 상태가 나빴고 대체로 불과 몇 ㎝에 불과해 자세한 연구가 어려웠다.

보존 상태가 극히 양호한 고대 칠성장어 화석(위 왼쪽)과 이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복원도 <사진=HEMING ZHANG>

CMN 관계자는 "몸집이 큰 얀리아오미존 옥사이저의 몸길이는 60㎝ 이상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동종 화석 중 가장 크다"며 "현생종과 비교해도 큰 데다 오래된 근연종과 비교하면 몇 배나 거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안은 날카로운 이빨이 빽빽하게 늘어섰고 피스톤처럼 혀를 움직이는 특수한 구조물을 갖고 있다"며 "이는 이 동물이 흡혈은 물론 먹잇감의 생살을 정교하게 도려내 음미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CMN에 따르면 화석 2점 중 한쪽에서는 잡아먹은 먹이의 뼛조각까지 확인됐다. 이로 미뤄 학자들은 고대 칠성장어가 사냥감을 통째로 씹어 먹었으며 어지간한 사냥감의 두개골을 쉽게 파괴했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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