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우주 공간에서도 평형감각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를 응용한 웨어러블 장비 테스트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학계가 주목했다.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 연구팀은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미세 중력 공간에서 인간의 평형감각 유지를 돕는 웨어러블 장비 바이브로트랙터(Vibrotractor)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언젠가 인간이 우주에 진출했을 때를 대비해 상하좌우를 제대로 분간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고안해 왔다. 지구에서는 중력이 사람의 내이에 자리한 이석기(삼반규관의 뿌리 부근에 자리하며 중력이나 몸의 방향을 감지하는 기관)에 작용, 평형점으로부터 기울기를 알 수 있지만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방향감각이 상실된다.

지구 밖의 행성이나 우주 공간은 미세 중력의 영향으로 사람이 평형을 유지하기 어렵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기술을 통해 생물학적 제약을 뛰어넘고자 한 연구팀은 소형 회전축을 장착한 바이브로트랙터를 만들어냈다. 이를 팔이나 다리에 장착하면 사람의 몸이 기울어져 있거나 거꾸로 됐을 때 진동으로 알려준다.

연구팀은 바이브로트랙터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피실험자 30명을 모았다. 이들을 A, B, C 세 그룹으로 나눈 연구팀은 A 그룹은 아무 연습 없이, B 그룹은 바이브로트랙터만 장착해서, C 그룹은 바이브로트랙터를 장착하고 연습을 진행한 뒤 평형 감각을 테스트했다.

특수 회전 장치에 탑승한 C 그룹 피실험자들은 상하좌우 바른 자세를 대체로 잘 유지했다. 이들은 몸이 틀어지면 알려주는 진동 덕에 얼마 안 가 몸의 균형을 잡았다. A, B 그룹은 C 그룹에 비해 평형 유지에 애를 먹었다.

우주비행사들은 미세 중력 환경에 노출되는 것에 대비해 평형 감각 유지를 위한 훈련을 받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현재 우주개발 속도나 기술 수준으로 미뤄 인간이 언젠가 다른 행성이나 콜로니에서 생활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세 중력 환경에서 인간은 다양한 영향을 받는데, 일단 평형감각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브로트랙터 같은 작은 장치의 도움으로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오랜 시간 우주에 머물 때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며 "미세 중력 공간에서 제대로 평형을 유지하면 우주 공간이 인체에 주는 부담도 줄어들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실험에서 달이나 화성 수준의 중력 환경을 재현하고 바이브로트랙터의 효과를 알아볼 계획이다. 여기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실전 투입도 얼마든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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