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가 새하얀 남극 대륙의 빙판 위에 내려앉으면서 항공기가 남극에 어떻게 내리고 뜨는지 관심이 집중됐다.
노르웨이 항공사 노스 애틀랜틱 에어웨이즈(Norse Atlantic Airways)는 지난 13일 승객과 과학 실험 장비를 실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 항공기를 눈 덮인 새하얀 남극 대륙에 착륙시켰다.
저가 항공사인 노스 애틀랜틱 에어웨이즈는 남극 연구를 위해 극지로 향하는 과학자들과 장비의 수송을 위탁받았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노르웨이 극지연구소가 관리하는 트롤 에어필드(Troll Airfield)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다. 활주로라고 해봐야 포장된 도로가 아니며, 평탄화를 거친 빙판이다.
노스 애틀랜틱 에어웨이즈 관계자는 "포장된 활주로가 없는 남극은 여객기가 최대한 감속해 접지하는 수밖에 없다"며 "트롤 에어필드의 경우 활주로 길이 약 3000m, 폭 약 60m의 푸른 얼음 활주로에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착륙에 성공한 N0787편에는 남극을 연구해온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및 여러 국가의 과학자 등 45명이 탑승했다. 남극 조사에 필요한 기기와 장비의 무게만 12t에 달했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가 남극 대륙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승무원들은 길지 않은 체류시간 동안 다양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남극 대륙에는 현재 빙판 활주로를 갖춘 공항 70여 개가 존재한다.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일본, 중국, 인도, 노르웨이, 프랑스, 호주, 브라질, 페루, 칠레, 불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등이 단독 또는 협력해 공항을 관리한다.
남극 이착륙은 새하얀 눈 때문에 활주로 파악이 어렵고 활강 거리도 일반 활주로보다 길어 숙련된 조종사가 담당한다. 항공사들은 조종사의 실력과 기체의 정비 상태를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남극 수송 위탁을 받는 경향이 없지 않다. 2021년 포르투갈 항공사 하이플라이는 에어버스 A340 여객기를 남극에 최초로 내리는 데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청정 지역인 남극에 제트 연료를 태우는 여객기가 오가는 것은 각국의 탄소 저감 노력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류에 있어 아주 중요한 극지 연구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를 비행기만큼 빠르고 효율적으로 옮기는 교통수단이 없다는 반박도 만만찮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