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외부의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식물이 외부 온도를 감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 ‘SPORK2’를 소개했다.

식물이 온도를 감지하는 구조를 장기간 조사한 연구팀은 미모사과 식물 아메리카자귀나무를 이용한 실험에서 ‘SPORK2’를 특정했다.

미모사과의 자귀나무는 만지거나 온도 변화를 주면 잎사귀를 움직인다. <사진=pixabay>

연구를 이끈 도호쿠대학교 화학생물학자 우에다 미노루 교수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TRP’라는 단백질이 온도 센서 역할을 담당한다”며 “식물에는 ‘TRP’가 없는 데다 온도를 파악하는 구조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아메리카자귀나무를 실험 대상으로 한 것은 특유의 취면성 운동이다. 미모사과 식물에서 두드러지는 취면성 운동은 식물이 빛 또는 온도 변화, 외부 자극에 반응해 잎이나 꽃잎 위치를 바꾸는 등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우에다 교수는 “아메리카자귀나무는 주위가 어두워지거나 비가 오면 잎을 꾹 닫고 늘어지는 취면성 운동을 보여준다”며 “큰 줄기와 작은 줄기가 이어지는 잎겨드랑이 부분의 세포에 분포하는 ‘SPORK2’ 단백질이 온도를 감지, 취면성 운동을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식물이 외부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온도가 서로 다른 물을 임의로 뿌리는 실험에서도 ‘SPORK2’ 단백질이 온도 센서 역할을 하면서 아메리카자귀나무의 잎이 열리고 닫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에다 교수는 “‘SPORK2’ 단백질은 다른 식물에도 일부 존재하며, 아메리카자귀나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실험에서 입증됐다”며“‘SPORK2’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역시 다른 식물에 널리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교수는 “식물이 외부의 온도를 감지하는 구조가 완전히 해명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실험을 통해 온도 변화에 의해 식물의 특정 단백질 형태가 바뀌는 사실을 알아낸 점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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