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영리단체가 동물원들과 손을 잡고 고릴라를 살리기 위한 폐 스마트폰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릴라를 지키는데 어째서 못 쓰게 된 스마트폰을 모으는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테라 르네상스는 28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폐 스마트폰 수거 캠페인을 소개했다. 12월 말까지 계속되는 이번 캠페인은 콩고의 고릴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테라 르네상스의 캠페인은 교토와 우에노, 치바, 아이치 등 4개 지역 동물원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다. 원내에 나무로 제작한 스마트폰 수거함을 설치하고 누구든 못 쓰는 폐 스마트폰을 기증해 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레어 메탈을 채굴하기 위한 무분별한 삼림 벌채는 고릴라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사진=pixabay>

폐 스마트폰이 고릴라의 서식지를 지키는 이유는 희귀 금속(레어 메탈)이다. 레어 메탈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양한 전자기기나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돼 세계적으로 수요가 엄청나다.

테라 르네상스 관계자는 "레어 메탈이 매장된 지역은 한정적인데, 야생 고릴라의 천국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은 탄탈이나 코발트 같은 레어 메탈의 주산지"라며 "선진국에 비싸게 팔리다 보니 무분별하게 삼림이 잘려나가면서 고릴라들의 터전까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물원 관람객들이 쓰지 않는 구형 스마트폰이나 망가진 단말기를 기증한다면 고릴라를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도시광산(폐 가전제품을 재활용해 자원을 얻음) 개념에서 보면 폐 스마트폰에서 뽑아내는 레어 메탈은 상당한 양"이라고 강조했다.

고장 나거나 오래돼 쓰지 않는 폐 스마트폰은 레어 메탈의 보고다. <사진=pixabay>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연간 약 65만t의 소형가전이 폐기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레어 메탈을 포함한 귀중한 금속을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844억엔(약 7400억원)이다.

테라 르네상스 관계자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은 폐 스마트폰은 대당 30엔(약 260원)에 재활용업자에 판매되고 여기서 레어 메탈을 뽑아낸다"며 "콩고 등 주산지의 레어 메탈 채굴을 최대한 늦춰 고릴라 서식지를 지키고 폐 스마트폰 매각에 따른 이익은 콩고 분쟁 피해자 지원에 사용한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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