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의 절반은 빨간색, 나머지는 파란색으로 나뉜 바닷가재가 또 포획됐다. 암수한몸인 이 희귀한 바닷가재는 5000만 마리 중 1마리 꼴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인 주에서 어업을 하는 남성 제이콥 노울즈는 최근 자신의 SNS에 아수라와 같은 바닷가재의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파란색과 빨간색이 몸의 절반을 각각 뒤덮은 이런 바닷가재는 2019년에도 메인 주에서 잡혔다.
이번에 잡힌 바닷가재는 파란색 쪽이 수컷, 빨간색 쪽이 암컷이다. 원래 암수가 유별한 바닷가재가 자웅동체인 이유는 암수 모자이크의 영향이다. 한 개체에 수컷과 암컷의 특징이 모두 나타나는 암수 모자이크는 곤충에서 흔하며 조류나 파충류, 갑각류에서 드물게 발생한다.
메인 주 야생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암수 모자이크는 자웅이체 동물이 난할 과정에서 생기는 핵의 염색체 분배 이상으로 야기된다”며 “암수 모자이크가 나타나는 바닷가재는 이를 표시하듯 몸이 절반씩 두 색깔로 나뉘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2019년 포획된 암수 모자이크 바닷가재는 사진 촬영 뒤 놓아줬다. 이번에 잡은 바닷가재는 보위(Bowie)라고 명명하고 사육하기로 결정했다. 글램록의 아버지 데이비드 보위가 좌우 눈의 홍채 색이 다른 오드아이(홍채 이색증)였다는 점에 착안한 이름이다.
센터 관계자는 “원래 메인 주에서는 포획한 바닷가재가 알을 품은 암컷이면 꼬리지느러미에 칼집을 내 바다로 돌려보내고, 산란이 끝난 뒤 다시 포획되면 출시한다”며 “보위는 칼집이 없고 알 역시 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암수 모자이크 바닷가재는 어부들이 수족관이나 대학 연구팀에 기증하곤 한다. 아주 희귀한 이런 바닷가재는 자연계보다 사육하는 쪽이 장수한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바닷가재는 노화와 관계된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텔로머라아제를 체내에서 합성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 텔로미어의 양쪽 끝이 손상되고 짧아지는데, 이것이 노화의 원인으로 여겨진다. 텔로미어의 손상을 근본적으로 막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안티에이징 기술로 여겨진다.
센터 관계자는 “항상 텔로머라아제를 만들어내는 바닷가재는 140년이나 살기도 한다”며 “5000만 분의 1 확률로 나타나는 암수 모자이크 바닷가재의 수명은 얼마일지 조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