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이 인간보다 훨씬 풍부한 미각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긴키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15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감칠맛과 단맛을 감지하는 미각 유전자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척추동물 전체로 볼 때 감칠맛 및 단맛을 감지하는 미각 유전자는 총 11개라는 새로운 사실도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혀의 미각수용체를 통해 맛을 감지한다. <사진=테레비도쿄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척추동물이 감칠맛과 단맛을 느끼도록 작용하는 미각 유전자는 기존에 3종류로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는 오래된 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성과로, 특히 도마뱀은 사람을 능가하는 풍부한 미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혀의 미각수용체를 통해 맛을 감지한다. 인간의 경우 아미노산에 의해 발현되는 감칠맛, 당에 의한 단맛을 TAS1R로 대표되는 미각 유전자의 조합으로 판별한다.

조사 관계자는 “TAS1R1과 TAS1R2, TAS1R3 등의 조합으로 인간은 음식의 감칠맛과 단맛을 느낄 수 있다”며 “그간 학자들은 대부분의 척추동물이 감칠맛 및 단맛을 이들 유전자를 통해 감지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미각 유전자는 동물이 다양한 맛을 판별하게 해주며 생존에도 도움을 준다. <사진=pixabay>

이어 “포유류와 양서류, 어류 등 33종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미각 유전자가 발견됐다”며 “그간 몰랐던 미각 유전자는 무려 11종으로 도마뱀은 5가지, 아홀로틀(우파루파로 알려진 도롱뇽)은 7가지 등 사람보다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약 6억~5억 년 전 척추동물의 조상이 지구상을 누비던 때 미각 유전자가 최소 5종 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 4억5000만 년에는 척추동물의 미각 유전자가 9종으로 늘었고, 개체별로 진화를 거쳐 다시 11종까지 늘었다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미각은 단순히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안전하게 음식을 얻고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사 관계자는 “인류는 처음에는 미각에 의지했으나 시각, 후각이 발달함에 따라 미각을 연마하지 않아도 돼 점차 유전자를 잃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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