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렌즈 효과로 왜곡된 은하에서 4년 사이 초신성 2개의 흔적이 발견됐다. 허블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합작한 대단한 결과에 학계가 주목했다.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은하단 'MACS J0138.0-2155' 및 여기 속한 은하 'MRG-M0138' 사진을 최근 공개하고 숨어있던 초신성의 존재를 발표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지난해 11월 고래자리 방향의 은하단 'MACS J0138.0-2155'를 정밀 관측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STScI은 은하단 'MACS J0138.0-2155'의 중력렌즈 효과를 받는 100억 광년 떨어진 은하 'MRG-M0138'에 미지의 초신성 잔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STScI에 따르면, 이미지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가 지난해 11월 17일 얻은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중력렌즈란 앞에 있는 천체의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되는 현상으로, 그 맞은편 천체에서 나온 빛의 진행 방향이 변화하기 때문에 상이 왜곡 또는 확대돼 보인다.
별 수백억~수천억 개가 모인 은하의 집합체 은하단은 엄청난 질량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그 건너편에 자리한 머나먼 은하가 왜곡된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022년 7월 공개한 첫 테스트 사진은 수많은 은하단의 질량 때문에 휘어진 은하 수백 개가 담겨 놀라움을 줬다.
STScI 관계자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MRG-M0138'에서 확인된 광점 2개는 은하에서 발생한 초신성 잔해"라며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두 개로 분열돼 보이는 광점은 백색왜성이 관련된 1a(원에이)형 초신성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실 은하 'MRG-M0138'에서는 이미 초신성 잔해가 발견됐다. 2019년 또 다른 연구팀은 2016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얻은 'MRG-M0138'의 데이터를 분석하다 상이 3개로 분열된 초신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Ia형 초신성을 레퀴엠(Requiem)이라고 명명했다. STScl은 같은 은하에서 또 다른 초신성이 나왔다는 의미에서 앙코르(Encore)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계는 초신성이 중력렌즈 효과를 받게 되면 지금까지 생각한 거리보다 훨씬 멀리서 발생하더도 충분히 관측 가능하다는 것을 레퀴엠, 앙코르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STScI 관계자는 "대개 초신성은 어디서 발생하는지 알 수 없지만 레퀴엠과 앙코르는 뒤늦게 출현한 상의 발생 장소와 시기를 예측한 예외 사례"라며 "2035년쯤 출현할 것으로 보이는 레퀴엠의 마지막 상을 관측한다면 우주의 현재 팽창률을 나타내는 허블 상수의 정확한 값을 새로 뽑아낼 수 있을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