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몰린 철새 가창오리의 개체가 최근 몇 년간 급증세다. 조류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권 기후가 변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우려했다.
일본 환경성은 멸종위기 리스트 2급 위기종인 철새 가창오리의 개체가 점차 불고 있다고 25일 발표했다.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일본 내 2000마리에 불과했던 가창오리는 지난해 겨울 대략 17만 마리까지 불어났다.
가창오리의 증가세는 치바현에서 두드러졌다. 그중에서도 야생동물이 많이 서식하는 인바누마(인바 늪)에는 올시즌 줄잡아 7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옮겨왔다.
환경성 관계자는 "큐슈 아리아케 주변에 월동지가 많이 분포하는 가창오리는 태평양 쪽에서는 미야기 현과 치바 현을 찾아 월동한다"며 "인바누마의 가창오리는 2008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에는 최다 규모인 13만 마리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창오리가 번식하는 시베리아의 연구원들은 현지에서도 번식지가 확대 중이라고 알려왔다"며 "가창오리들은 온난화로 인해 번식 조건이 유리해져 폭증한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북극권 환경이 변화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극권을 연구하는 동물학자들은 이곳을 번식지로 하는 오리나 고니류가 최근 약 20년에 걸쳐 온난화의 큰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로 번식 장소가 확대되고 번식 기간도 길어지는데, 이로 인해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학자들은 파악했다.
추운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한겨울 한국과 일본, 중국을 찾는 철새 가창오리는 군무로 이름 높다. 하늘을 가득 채운 채 한꺼번에 떠오르는 환상적인 가창오리 군무는 동물애호가나 사진작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동 시즌 찾아오는 가창오리 수가 최대 40만 마리로 일본의 2배가 넘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