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이 두절된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의 임무가 결국 종료됐다. 개발비만 무려 8500만 달러(약 1100억 원)가 투입된 '인저뉴어티'는 기대 이상 오래 활약했지만 최근 추락하며 치명적인 날개 손상을 입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저뉴어티'의 통신이 지난 18일 갑자기 끊어진 이유는 추락이며, 이로 인해 날개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NASA는 '인저뉴어티'가 다시 날아오르기는 힘들어 임무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인저뉴어티'는 지구 외의 행성 대기에서 프로펠러 비행체가 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제작됐다.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한 '인저뉴어티'는 미지의 행성을 날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 왔다. 다만 이달 18일 72차 비행 도중 운용팀과 통신이 끊어졌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관계자는 "원래 '인저뉴어티는 12m 고도로 125초에 걸쳐 358m를 비행할 수 있지만 최근 비행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점검차 마련된 72차 비행은 12m까지 상승한 뒤 30초 만에 제자리에 착륙하는 미션이었는데, 최고 고도에 다다른 뒤 곧바로 기체의 통신이 끊겼다"고 전했다.
이어 "'인저뉴어티'는 예정된 강하 동작을 하려다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1차 통신이 두절됐다"며 "다음날 전송된 '인저뉴어티'의 신호를 분석한 결과, 추락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NASA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가 수색 끝에 발견한 '인저뉴어티'는 추락으로 손상을 입었다. 하필 양력을 발생하는 카본 날개가 손상돼 더 이상 비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빌 넬슨(82) NASA 국장은 "원래 '인저뉴어티'는 약 한 달간 최대 5번의 비행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3년간 72회나 비행하며 예상 거리의 14배 이상을 날았다"며 "1회 총 2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기록한 만큼 우리 기대보다 훨씬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저뉴어티'의 역사적인 여정은 이제 모두 막을 내렸다"며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오른 '인저뉴어티'는 NASA가 추구해온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모토를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