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수천 마리가 바다 밑에서 집단으로 휴식을 취하는 경이로운 광경이 수중 카메라에 담겼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해양남극연구소(IMAS)는 23일 공식 SNS를 통해 얼마 전 진행한 호주 앞바다 해저 조사에서 촬영한 수천 마리의 상어들을 소개했다.

영상에 담긴 상어는 포트잭슨샤크(Port Jackson Sharks)다. 호주 남부 연안에 서식하는 포트잭슨샤크는 괭이상어 갈래로 성체는 약 1.6m까지 자라며 회백색 몸체에 독특한 무늬가 인상적이다. 다른 상어와 달리 입과 이빨 모양이 특이하다. 야행성으로 주로 문어나 오징어 등 두족류나 갑각류를 사냥한다.

호주 비글해양공원 바닥에서 수면을 취하는 포트잭슨샤크 무리 <사진=IMAS 공식 홈페이지>

IMAS 관계자는 "포트잭슨샤크가 떼를 이뤄 쉬던 곳은 수생생물 보호구역인 비글해양공원의 바닥"이라며 "호주와 그 남쪽에 자리한 태즈메이니아 섬 사이 바스해협 내부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상황과 마주했다"고 전했다.

포트잭슨샤크는 원래 해저 동굴 등에서 집단으로 휴식을 취한다. 상어 떼 발견 당시 IMAS 수생생물학자들은 원격 조작이 가능한 수중 드론으로 수심 65m 부근을 조사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다 밑바닥에 배를 딱 붙이고 잠든 수많은 포트잭슨샤크와 조우했다.

IMAS 관계자는 "6년 전 같은 해역 조사 때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고, 내심 같은 장면과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며 "6년 사이 두 번이나 행운을 잡았지만 사실 3000㎢나 되는 비글해양공원 해저에 잠든 상어떼와 마주하는 것은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고 말했다.

다이버에 접근한 포트잭슨상어 새끼. 성격이 포악하지 않아 성체도 먼저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 <사진=Abyss Scuba Diving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Port Jackson Sharks of Sydney' 캡처>

신기한 것은 이번에 모여 쉬던 상어들이 암컷이라는 사실이다. IMAS 관계자는 "6년 전에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번에 포착한 상어들은 암컷뿐인 것처럼 보였다"며 "포트잭슨샤크 수컷과 암컷은 짝짓기 시즌 외에는 떨어져 서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암컷 상어만 모였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산란을 위해 북부로 긴 여행을 가기에 앞서 바스해협에서 사냥하고 쉬며 힘을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상어들의 집단 휴식 영상이 공개되면서 포트잭슨샤크에도 시선이 쏠렸다. IMAS에 따르면, 포트잭슨샤크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어떤 이유로 사람을 물게 되면 멍이 들거나 다이버들의 웨트 슈트가 찢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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