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기 만들어진 녹슨 검이 폴란드 강바닥의 진흙 속에서 발굴됐다. 검의 날에는 수수께끼의 단어가 새겨져 학계 관심이 쏠렸다.
폴란드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조사팀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략 1000년 된 수수께끼의 검이 폴란드 북부 브워츠와베크를 끼고 흐르는 비스와 강바닥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녹이 심하지만 떨어져 나간 곳 없이 온전한 상태의 검은 X선 촬영 과정에서 칼날에 ‘울프버스(ULFBERTH)’라는 단어가 새겨졌다. ‘울프버스’는 주로 북유럽에서 발견되는 중세 검에서 확인된 일종의 각인이다.
조사 관계자는 “‘울프버스’의 기원을 두고는 아직 여러 설이 존재하는데, 로마제국 시대 후기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게르만족의 일파 프랑크족의 개인 이름일 가능성이 시사된다”고 전했다.
발굴된 검은 세 가닥으로 퍼지는 손잡이 끝부분 장식에서 9~10세기 주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폴란드는 최초의 국가 체제인 피아스트 왕조가 형성됐다. 조사 관계자는 “검의 형태나 품질로 미뤄 유럽 중세 초기의 검 중 가장 값진 종류일 것”이라며 “폴란드에서 발견된 이런 형태의 검은 8자루 뿐”이라고 설명했다.
학계는 검이 나온 브워츠와베크는 비스와 강을 낀 덕에 오래 전부터 발트해나 스칸디나비아 등 장거리 교역지를 연결하는 중요 수송로라는 점에 주목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전부터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왕국들의 유물이 다수 나왔고 2007년 고속도로 건설 도중 10~11세기 장지까지 발견됐다”며 “먼 옛날 스칸디나비아를 구성한 왕국 사람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다 죽어 매장됐다는 것은 이들이 폴란드 최초의 왕조 피아스트를 섬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칸디나비아와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바이킹의 검일 수 있으나 아직 자세한 내용은 조사가 필요하다”며 “중세 초기의 검인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한 정보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차차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