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기 만들어진 녹슨 검이 폴란드 강바닥의 진흙 속에서 발굴됐다. 검의 날에는 수수께끼의 단어가 새겨져 학계 관심이 쏠렸다.

폴란드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조사팀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략 1000년 된 수수께끼의 검이 폴란드 북부 브워츠와베크를 끼고 흐르는 비스와 강바닥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녹이 심하지만 떨어져 나간 곳 없이 온전한 상태의 검은 X선 촬영 과정에서 칼날에 ‘울프버스(ULFBERTH)’라는 단어가 새겨졌다. ‘울프버스’는 주로 북유럽에서 발견되는 중세 검에서 확인된 일종의 각인이다.

비스와 강바닥에서 발굴된 1000년 전 검 <사진=Wojewódzki Urząd Ochrony Zabytków w Toruniu 공식 페이스북>

조사 관계자는 “‘울프버스’의 기원을 두고는 아직 여러 설이 존재하는데, 로마제국 시대 후기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게르만족의 일파 프랑크족의 개인 이름일 가능성이 시사된다”고 전했다.

발굴된 검은 세 가닥으로 퍼지는 손잡이 끝부분 장식에서 9~10세기 주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폴란드는 최초의 국가 체제인 피아스트 왕조가 형성됐다. 조사 관계자는 “검의 형태나 품질로 미뤄 유럽 중세 초기의 검 중 가장 값진 종류일 것”이라며 “폴란드에서 발견된 이런 형태의 검은 8자루 뿐”이라고 설명했다.

학계는 검이 나온 브워츠와베크는 비스와 강을 낀 덕에 오래 전부터 발트해나 스칸디나비아 등 장거리 교역지를 연결하는 중요 수송로라는 점에 주목했다.

녹슨 검의 앞면(위)과 뒷면(아래). 가운데는 X선 촬영 이미지 <사진=Wojewódzki Urząd Ochrony Zabytków w Toruniu 공식 페이스북>

조사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전부터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왕국들의 유물이 다수 나왔고 2007년 고속도로 건설 도중 10~11세기 장지까지 발견됐다”며 “먼 옛날 스칸디나비아를 구성한 왕국 사람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다 죽어 매장됐다는 것은 이들이 폴란드 최초의 왕조 피아스트를 섬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칸디나비아와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바이킹의 검일 수 있으나 아직 자세한 내용은 조사가 필요하다”며 “중세 초기의 검인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한 정보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차차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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