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 인간의 목소리에 담긴 기쁨과 분노 같은 감정을 읽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단생활을 하는 염소는 사교적이고 감정이 풍부하며, 개에 버금가는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홍콩 성시대학교 및 영국 로햄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4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염소가 인간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읽고 반응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염소가 인간과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며 이런 능력을 얻었다고 추측했다.

염소는 개만큼 영리하며, 인간의 얼굴 표정까지 읽는다는 사실은 오래전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다만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은 전례가 없다.

염소가 사람의 음성 속에 담긴 감정을 읽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잉글랜드 남동부의 염소 보호시설 'Buttercups Sanctuary for Goats'에 머무는 염소들에게 인간의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을 듣게 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관계자는 "이곳은 학대를 당하거나 사육 도중 버려진 염소들을 위한 시설"이라며 "들려준 인간의 목소리는 뚜렷한 감정을 담았으며 주로 분노에서 기쁨으로, 또는 그 반대로 패턴에 변화를 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험 결과 놀랍게도 염소의 약 75%가 인간의 감정 변화에 분명하게 반응했다"며 "기쁨에서 분노로 바뀌는 음성을 들은 염소들은 목소리가 나는 쪽을 여유 있게 바라보다 귀를 쫑긋 세우고 예민하게 굴었다"고 덧붙였다.

집단생활을 하는 염소는 개만큼 영리하고 감정 표현에 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이 같은 염소들의 행동 변화는 염소가 인간의 목소리 속 사인, 즉 감정을 식별하는 첫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목소리에 주목하고 반응한 염소들은 대체로 심장 박동이 올라가거나 몸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염소들은 목소리 속 감정을 읽으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염소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준다"며 "새로운 정보는 인간과 염소의 관계를 보다 발달시키고 사육장 환경을 개선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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