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 인턴과 로봇 공학도 등으로 구성된 드림팀이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된 탄화한 고문서 일부 해독에 성공했다.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 주최측은 5일 공식 X를 통해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탄화한 파피루스 문서를 스페이스X 인턴 등 남성 3명이 일부 해독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상금은 70만 달러(약 9억3000만원)다.
베수비오 챌린지는 베수비오 분화로 화산재에 뒤덮인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된 2000년 전 탄화한 파피루스 두루마리 내용을 해독하는 국제 미션이다. 그리스 문자로 작성된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Herculaneum papyri)라는 이 두루마리는 총 1800개로 구성된다.
프랑스학사원 및 이탈리아 나폴리국립도서관에 보관된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 두루마리들은 화산 분화의 열기 때문에 탄화해 마치 불탄 나뭇가지와 같은 상태다. 억지로 열 경우 파피루스가 바스러져 문서 해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자들은 두루마리를 열지 않고도 내부 문서를 파악할 방법을 고민해 왔다.
스페이스X 인턴 학생과 이집트 출신의 대학원생, 스위스 로봇 공학도 등 3명은 파피루스에 적힌 문자를 해독하는 데 인공지능(AI)을 이용했다. 이들은 미국 캔터키대학교 연구팀이 고안한 고해상도 CT 기술로 스캔한 두루마리에서 잉크를 식별한 뒤 일부 문자를 특정했다. 이를 AI에 기계학습시켜 육안으로 거의 읽을 수 없는 그리스 문자를 해독했다.
챌린지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동원된 기상천외한 고문서 해독 작업의 결과, 지난해 두루마리 하나에서 첫 단어 해독에 성공했다”며 “그리스 문자로 ‘보라색’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챌린지 주최측에 따르면, 각기 다른 분야의 공학자들에 의해 현재 두루마리 내 문서의 약 5%가 해독됐다. ‘베수비오 챌린지’ 관계자들은 우승자들이 고안한 방법을 이용해 보다 많은 내용을 파악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