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식물성 기름에서 고소한 고기 냄새가 나는 이유는 중사슬지방산(중쇄지방산)에서 비롯된 특정 화합물의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대학교와 닛신 오일리오 공동 연구팀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일부 식물성 기름이 고기의 풍미를 내는 메커니즘은 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연구팀은 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식물성 기름을 끓이면 고기에 필적하는 맛있는 냄새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을 파헤쳤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성 기름을 이용, 동물성 식품 맛을 쉽게 구현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고기 요리의 풍미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동물성 식품의 풍미를 낼 식물유 속 성분으로 중쇄지방산을 꼽았다. 중쇄지방산이란 팜유나 코코넛오일에 함유된 포화지방산의 일종이다. 콩기름이나 채종유(카놀라유)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은 빛이나 고온에 산화하지만 팜유나 코코넛오일의 포화지방산은 잘 산화하지 않는다.

실험 관계자는 "가열 과정에서 일부 산화한 중쇄지방산에서 동물성 풍미를 내는 화합물이 생성될 것으로 추측했다"며 "실제로 팜유를 끓이자 산화물이 일부 만들어졌고, 이것이 분해되면서 달고 고소한 냄새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고기 특유의 냄새를 낸 화합물은 연구팀 예상대로 메틸케톤과 락톤으로 확인됐다. 메틸케톤과 락톤은 유제품과 쇠고기 등에 함유된 냄새 성분으로 동물성 식품 특유의 풍미를 내는 카복실산 화합물이다.

중쇄지방산이 함유된 코코넛오일 <사진=pixabay>

연구팀은 식물성 기름 속 중쇄지방산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만든 고기 냄새를 고도화할 추가 연구를 기획 중이다. 이번 실험 결과를 잘 응용하면 고기의 풍미를 맘껏 즐기면서도 건강도 챙기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실험 관계자는 "원래 식용유의 산화는 맛을 해칠 수 있어 식품 회사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며 "우리 실험은 특정 유지를 일부러 산화해 얻는 성분이 얼마든 이용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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