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개구리 몸에서 버섯이 비쭉 자라나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 확인됐다. 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든 희한한 개구리는 인도에서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WWF) 소속 습지 전문가 로히트 씨는 최근 학술지 ‘Reptiles & Amphibians’를 통해 인도 쿠들레무카 산맥의 습지 연못에서 찍은 개구리 사진을 공개했다.

로히트 씨가 동료 아마추어 박물학자와 산행 중 발견한 개구리는 청개구리속 인도실비라나(Indosylvirana)의 하나다. 황금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황금등개구리(Golden-backed frog)라고도 한다.

인도 쿠들레무카 산맥의 습지에서 발견된 황금등개구리. 왼쪽 옆구리에 버섯이 돋아 있다. <사진=로히트 Y.T>

흥미로운 점은 개구리의 왼쪽 옆구리에 작은 버섯이 돋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숱하게 습지 생물을 접한 로히트 씨는 “제가 아는 한 살아있는 개구리 옆구리에서 버섯이 자라난 사례는 없다”고 놀라워했다.

로히트 씨는 이 신기한 개구리를 채집하는 대신 카메라로 근접 촬영했다. 사진을 찍을 동안 개구리는 멀쩡하게 움직였다. 로히트 씨는 버섯이 개구리를 좀비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추측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개구리 사진이 학술지에 소개되자 동물학자는 물론 식물학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개구리 옆구리의 버섯은 주름버섯목에 속하는 콩나물애주름버섯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버섯이 돋아난 황금등개구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사진=로히트 Y.T>

주름버섯은 부생균류로 동물의 사체, 부패한 목재나 잎 등 썩은 유기물을 양분 삼아 자라난다. 개구리와 균류가 모두 습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서로 가까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지만 학자들은 개구리 몸에 버섯이 나는 이유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로히트 씨는 “아무리 봐도 버섯이 개구리를 숙주로 삼은 듯하다”며 “개구리 피부는 원래 포식자 등 외부 침입을 막기 적합한데, 버섯이 돋아난 것은 뜻밖의 부상이나 감염병에 의한 균류 침투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균류는 죽은 동식물을 양식으로 살아갈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식물의 뿌리에 침입한다는 사실이 이전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이번 발견은 균류가 산 동물까지 숙주로 삼을 만큼 놀라운 적응력을 가졌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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