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나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의 자기 성애화(self-sexualization)는 여성 쪽이 훨씬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애화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성적 매력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스페인 알칼라대학교 연구팀은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소개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콘텐츠 약 2000건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치는 월 수억 원 이상을 버는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등 인기를 누렸지만, 방송 진행자가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을 입거나 유사 음란 행위를 하는 등 문제가 빈발했다.
연구팀은 라이브 전송 플랫폼의 성적 대상화 경향을 젠더 관점에서 검증하기 위해 트위치 콘텐츠를 조사했다. 2022년 9~10월 비디오게임 및 일상 잡담 카테고리에 전송된 콘텐츠 중 일일 인기 상위 3위 동영상 1920편을 수집했다.
이후 연구팀은 의상의 노출 정도, 드러낸 신체 부위, 자세, 동작 등 정해진 기준대로 각 콘텐츠의 자기 성애화 점수를 매겼다. 평가한 합계 점수가 0~4포인트면 비성적, 5~8포인트는 성적, 9~14포인트는 과도한 성적 콘텐츠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자기 성애화의 빈도와 수준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았다. 과도한 성적 콘텐츠를 내보낸 남성은 전체 2명인 데 비해 여성은 28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적 콘텐츠로 분류된 남성은 5명, 여성은 190명이었다.
조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여성(71.4%)은 비키니 같은 신체를 드러내는 의상을 착용했고, 일부는 속옷만 입기도 했다"며 "심지어 절반 이상인 51.6%의 여성이 성행위를 떠올리게 하는 동작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동영상 전달자의 성별에 따라 콘텐츠의 자기 성애화 수준에 큰 차이가 있는 점에 주목했다. 더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트위치나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 유통사의 정책 수립 및 운영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