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사람이 숨 쉴 때 발생하는 냄새를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감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후각이 발달한 개는 인간의 스트레스를 감지하며, 발작이나 저혈당의 초기 징후를 알아채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 셰리 스튜어트 교수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개는 사람의 호흡 냄새를 통해 PTSD를 가려내고, 플래시백(어떤 단서를 실생활에서 접할 때 관련된 강렬한 기억에 사로잡히는 현상) 징후까지 감지한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 교수는 “사람은 평소 아무리 청결함을 유지해도 땀 등에 의해 분비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즉 냄새를 내뿜는다”며 “이런 냄새는 유전 외에 나이와 현재의 몸 상태 등 다양한 것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특정 냄새가 발현된다”며 “지금까지의 실험에서 개는 이런 냄새를 분명히 느낀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개의 후각은 사람의 PTSD를 구분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PTSD는 강렬한 트라우마가 갑자기 떠올라 고통받는 질환이다. 해리나 발작을 동반할 수 있는데, 만약 개가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면 주변에서 충분히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피실험자 26명(절반가량이 PTSD)을 모집한 연구팀은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각자 가진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했다. 이후 각 피실험자가 썼던 마스크를 개 아이비와 캐리라는 개에게 주고 냄새를 맡게 했다.

스튜어트 교수는 “우선 같은 인물이 평상시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착용한 마스크 냄새를 맡게 하고, 어느 쪽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의 것인지 알아맞히게 했다”며 “아이비와 캐리는 90% 정확도로 스트레스의 냄새를 구분했다”고 전했다.

트라우마가 되는 기억 때문에 해리, 발작, 우울감 등을 겪는 PTSD는 징후를 알아내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pixabay>

이어 “이후 개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마스크 냄새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것인지 아닌지 알아맞혔다”며 “아이비는 74%, 캐리는 81% 확률로 정답을 맞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개들이 각각 다른 냄새에 주목한 점도 알아냈다. 스튜어트 교수는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화학물질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르티솔 외에도 많다”며 “아이비는 인간이 불안할 때, 캐리는 부끄러움을 느낄 때 냄새를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개는 후각 수용체가 3억 개로 600만 개인 인간을 훨씬 능가한다. 이 뛰어난 개의 후각을 이용해 사람의 질병을 감지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사람 및 개가 많지 않은 점에서 향후 대규모 조사를 통해 개가 정말 사람의 PTSD를 감지하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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