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 보고된 어룡 중 몸집이 가장 큰 신종이 특정됐다. 약 2억100만 년 전 고대 지구의 바다를 누빈 것으로 보이는 이 어룡은 범고래 수준의 최상위 포식자로 생각된다.

17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소개된 신종 어룡은 익티오티탄 세버넨시스(Ichthyotitan severnensis)로 명명됐다. 몸길이 약 25m의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며, 아티스트가 제작한 복원도만 보도 육중한 몸집을 확인할 수 있다.

익티오티탄 세버넨시스 연구는 2018년 영국 남서부에서 발굴된 뼈 화석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화석을 처음 발견한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고생물학자 딘 로맥스는 거대 어룡이라고 여겼지만 정확한 종을 특정하지 못한 채 '어룡의 뼈 일부'라고 학계에 보고했다. 당시 학계는 뼛조각이 너무 커 공룡이라고 의심했다.

고생물 아티스트가 그린 익티오티탄 세버넨시스. 몸길이 약 25m로 현생종 범고래와 같은 최강의 수중 포식자로 생각된다. <사진=GABRIEL UGUETO·딘 로맥스>

딘 로맥스 교수는 "최초로 이 어룡의 화석을 발굴했지마 종을 특정할 만큼 많은 뼈를 모으지 못했다"며 "2020년 화석을 좋아하는 소녀 루비 레이놀즈와 그의 아빠 저스틴 레이놀즈가 영국 서머싯에서 원래 길이 약 1.8m로 생각되는 고생물 턱뼈를 발견하면서 연구가 급진전했다"고 말했다.

큼지막한 뼈 화석을 손에 쥔 부녀는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문헌을 뒤졌다. 그러다 로맥스 교수가 2018년 발표한 조사 보고서를 접하고 연락을 취했다. 부녀와 만나 뼈 화석을 건네받은 로맥스 교수는 오랜 기간 정밀 분석한 결과  두 표본이 같은 어룡의 것이며,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로맥스 교수는 "익티오티탄 세버넨시스가 다른 고대 어룡과 어떻게 다른지 밝히려면 더 많은 화석이 필요하다"며 "어룡이 존재한 무렵인 삽첩기(트라이아스기)는 고생물 화석의 보고로, 조만간 추가 발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8년 및 2020년 발굴된 익티오티탄 세버넨시스의 상각골 화석들. 원래 길이는 약 1.8m로 추측된다. 왼쪽부터 딘 로맥스 교수, 루비 레이놀즈, 저스틴 레이놀즈 부녀 <사진=딘 로맥스>

이어 "지금까지 발견된 거대한 어룡은 모두 북미나 아시아의 더 오래된 지층에서 나왔다"며 "이런 점에서 익티오타이탄 세버넨시스는 완전히 새로운 종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로맥스 교수는 익티오타이탄 세버넨시스의 뼈가 현재 2018년과 2020년 발굴된 상각골 2개 뿐이지만, 미국 남서부 등 다른 곳에서 이미 발굴된 거대 어룡과 형태가 비슷할 경우 몸길이는 대략 25m라고 주장했다.

로맥스 교수는 "이 정도로 거대한 어룡이라면 대량의 먹이를 필요로 했을 것"이라며 "익티오타이탄 세버넨시스의 화석 연구는 대략 2억 년 전 고대 바다의 생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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