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과거 화성의 환경이 지구와 비슷했다는 가설을 입증할 증거가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 미션에서 발견됐다.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는 화성은 물이나 생명체 존재를 시사하는 흔적이 몇 차례 드러나 관심을 받았다.

미국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 연구팀은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큐리오시티의 관측 장비 켐캠(ChemCam)이 수집한 게일 크레이터 조사 데이터에서 망간의 흔적이 나왔다고 밝혔다.

켐캠은 큐리오시티에 탑재된 총 80㎏ 넘는 관측 기기 중 하나다. 주로 암석이나 토양의 원소 조성을 분석하는 중요한 장비인데, LANL 연구팀은 게일 크레이터 바닥 데이터로부터 고농도 망간을 잡아냈다.

화성이 과거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음을 시사하는 증거를 잡아낸 큐리오시티 탐사 로버. 머리 부분의 동그란 카메라가 켐캠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원래 게일 크레이터는 과거 호수였다고 생각돼 왔다"며 "망간이 호수 바닥에 퇴적돼 있었다는 것은 이 행성의 대기가 한때 고농도 산소를 가졌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는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높기 때문에 광합성을 실시하는 생물과 망간의 산화 반응을 촉진하는 미생물에 의해 이러한 퇴적물이 항상 발생한다"며 "즉 화성도 과거에는 대기 중 산소가 풍부해 생명체가 번성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아직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확증이 부족하고, 아주 오래전 화성의 대기가 산소를 생성하는 메커니즘도 불분명해 게일 크레이터에서 고농도 망간이 발견된 것은 더욱 놀랍다는 입장이다.

산소가 풍부한 대기와 물을 가진 태고적 화성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화성 대기와 호수에서 생명체와 관련된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음을 추측하게 한다"며 "화성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현재처럼 변모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구에서 망간은 공기중의 산소에 의해 농축되고, 미생물은 이 과정을 가속한다. 지구상의 미생물은 산화망간을 대사 에너지로 이용하기 때문에 만약 태고의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다면 호수 바닥의 망간은 유용한 에너지원일 가능성이 있다.

조사 관계자는 "켐캠에 의해 밝혀진 게일 크레이터의 과거 환경은 화성이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아가기 적합한 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화성은 지구와 가깝고 이전부터 이주 가능한 천체로 평가된 만큼 향후 연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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